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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질투하는 하늘이 괜히 흐려집니다.

by 벗 님 2011. 7. 15.

 

 

 

 

 

 

아직 잠옷차림이다.쪼매 귀여븐..

베란다 창가의 노트북 앞에 편한 자세로 앉아 토닥토닥..

문득 맞은 편 빌라에서

누가 훔쳐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퍼뜩..

 

이뿌게 고쳐 앉는다.

 

어니언 베이글이랑 커피 한 잔 마시고..

아람누리도서관에나 가볼까?

 

오후엔..

입시설명회도 가야하고..

쏭이 치과도 가야하고..

서점 가서 방학 중 공부할 교재도 구입해야하고..

 

여전히 비 내려서..난 좋다.

알맞은 수분..이 촉촉한 느낌이..

 

 

 

515

 

 

 

 

 

 

 

 

1986년 3월 8일

 

 

 

 

 

 

 

 

 

어제까지는 철이 없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이제금 철이 든 것도 아니지요.

그냥 오늘 갑자기 떠오른 한가닥 불안 때문이지요.

 

삶이 무엇인지..

우리네 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난 아직 너무 어린가 봅니다.

 

지금 눈물이 흐를 것만 같지만 울진 않을래요.

흐르는 눈물은 뜨거우니까요.

 

애써 매어놓은 연약한 내 이성이 눈물로 녹아들면..난 ..

너무나 서러워질테니까요.

 

서러움이 이제는 두려워 옵니다.

 

그러나 삶은 조화롭고..때때로..

서러움을 달래주는 기쁨 환희가 있기에..

 

 

 

아~~그러나 왠지 오늘밤은 내눈에 이슬이 하염없이 고이고

이 마음..

이상한 허상감에 꽉 눌린 듯한 이 답답한 나의 가슴이 ..

애절히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삶이 나를 무시하고 냉정히 돌아섭니다.

이렇게 미어지는 가슴은 어찌하여야 할런지요?

 

도대체 어떡하면 좋다는 말인지요?

 

 

 

 

 

 

 

 

 

 

 

그래도..오늘은..

내 생애에 있어 가장 기쁜 날 중의 하나랍니다.

 

 

아시는가요? 나의 이성..

 

 

내 생각을 하며..

나를 찾아 헤매이고..

나를 보고 그토록 기뻐하는..

한 사람..

 

 

아~~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오늘 마주친 그 어떤 사람보다..

난..

행복했었으니까요.

 

 

 

 

모두들 날 부러워 하는 듯..

 

질투하는 하늘이 괜히 흐려집니다.

 

 

 

 

 

 

 

-  스무살의 노트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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