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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파주 검단산

by 벗 님 201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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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같은 사람 다시 없단 것을 압니다. 

 

 

 

 

 

 

 

 

 

내남자가 일찍 퇴근해온 하루..

무얼 할까?

어디로 갈까?

뭐 먹을까?

 

나는 원래가 국수를 대따 시러한다.

어릴 적..

국수를 삶는 날엔 엄마는 국수를 입에도 대지 않는 나를 위해

항상 따로이 밥을 지으셨다.

반면..내남자는 어릴적 추억처럼 국수를 좋아한다.

 

내남자 따라 몇 번을 먹다보니..이제는 국수가 가끔 땡긴다.

특히..행주산성 아래 잔치국수집의 비빔국수는 내가 참 좋아하는 메뉴이다.

양도 푸짐한데다 가격도 저렴하고 무한리필이라는 매력까지..

무엇보다 맛나다는..

 

평일인데도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

자전거 하이킹족들이 눈에 마니 뜨인다.

 

 

 

 

 

 

 

 

 

어디로 갈까?

 

심학산 둘레길이나 갈까?

거긴 너무 마니 가서..

 

그럼 검단산으로 가 볼까?

거기 산행할만한 코스가 있을까?

일단 가보지 뭐..

 

어라~~산행길이 조성되어져 있다.

 

 

 

 

 

 

 

 

검단사라는 자그마한 절이 있다.

 

몇 년전..아이들이랑 자유로 드라이브 하다가 우연히 들러보게 된 검단사..

공사가 한창이다.

천년 고찰이라는 문패가 붙었더만..이리 공사를 하면..

천년의 그 고고한 자태가 다 사라져버릴텐데..

절 앞의 밤나무 아래에서 아이들이랑 밤을 주웠었는데..

그 밤나무도 베어지고 없었다.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내가 길가의 풀꽃을 담는 동안에..

저만큼 성큼성큼 가버리는 내남자..

뒤돌아 보는 법도 없다.

 

 

 

 

 

 

 

 

저 아래로 유유한 한강이 흐르고..

쭉쭉 뻗은 자유로를 쌩쌩 질주하는 차들의 행렬도 보인다.

 

참 마니도 달렸던 자유로..

불어오는 오후의 강바람이 무척 시원하다.

 

 

 

 

 

 

 

 

가지런히 정리된 너른 논..

반짝이는 물빛 때문인지 참 기름져 보이는 들녘..

 

저 들녘을 볼 때면..

논을 아버지의 굽은 등에 비유했던

교내 백일장에서 일등한 친구의 글이 생각난다.

 

 

 

 

 

 

 

 

옆의 나무에 살풋 기대어 선 소나무 한 그루..

 

세상 풍파에 저리 기댈만한 나무 한 그루 있다면..

사는 일이 든든하리라..

 

 

 

 

 

 

 

 

 

야트막한 검단산 정상에 이름 없는 돌탑 하나..

그 주변에 늘어서 있던 누군가의 공든 돌탑..

어누 누구가 저리 채곡채곡 정성으로 돌탑을 쌓았을까?

나도 내 인생의 돌탑을 지극정성으로 쌓아가야 할텐데..

 

참 맥 없는 날들..

정신차리자..

 

 

 

 

 

 

 

저 멀리로 몇 번을 가보았던 통일전망대가 보인다.

 

딸들이랑..

 

시부모님이랑..

 

울엄마 아빠랑..

 

 

 

 

 

 

 

나는 산정에서 만나는 저런 들길이 참 좋다.

산정에 펼쳐진 너른 들녘과 푸르른 풀새들..

 

내남자는 또 저만큼 앞서 가고 있다.

 

 

 

 

 

 

 

 

한참을 걷다가 시야가 트인 곳에서 다시 멈추어선다.

십여년 동안 전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고려역사박물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저러구 있은지 벌써 몇 년째인지..

내부가 저런 모습이였구나..

 

그 옆으로 우리 둘이 가끔 쉬러가는 아지트도 보이고..

 

 

 

 

 

 

 

 

숲길 한적한 곳에 편편하게 만들어진 돌탑..

누구가 앉아 쉬어가라고 만든 것일까?

그러기엔 너무 정성이 마니 들어간 듯  하고..

아님..돌무덤 같기도 하고..

 

저곳에서 지친 다리 좀 쉬어갈려다 괜히 꺼림직 해서..

 

 

 

 

 

 

 

 

내남자가 볼일 보러 간다기에 ..

나 천천히 먼저 가고 있을게..하고 느릿느릿 걸어왔는데..

어느새 우리가 차를 대어둔 검단사 주차장까지 나홀로 왔다.

 

햇살 따가운 오후에

아직은 어린 벚나무가 만들어주는 작은 나무 그늘에 서서..

한강을 바라본다.

좀처럼 보이지 않는 내남자를 기다리며..

한참 후에 저 아래에 내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양손에 노란 참외 두 개를 들고 걸어오는 내남자..

 

 

참외 씻어서 함께 먹으면서 여기까지 함께 걷자..

아까 한 그 말을 지키느라..참외를 그냥 들고 왔단다.

덥고 지리한 도로길에 달콤한 참외나 먹으면서 오시지..참..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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