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자랑
시를 쓴다는 내남자 친구랑
나랑
지난 토욜에 강화 석모도에 있는
해명산엘 올랐다.
모노톤으로 흐린 하늘..
비라도 내릴 듯 했지만..
5월의 녹음이 눈부시게 싱그러운 날이였다.
무슨 역이였지? 개산역??
여튼 거기서 작년 안동여행 때 우연처럼 만난 내남자의 친구랑 접선을 했다.
한 달에 4번 산행을 한다는 그 친구분의 안내로
나랑 내남자는 처음 가보는 강화 석모도의 해명산으로 가기로 한다.
날 잔뜩 흐리고 비라도 곧 내릴 듯 하였지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차를 배에 싣고 타지만..우린..
가까운데 주차해두고 몸만 달랑 가기로 한다.
싯푸른 동해바다도 좋지만..
오늘같이 모노톤으로 잔뜩 우울한 바다도 괜찮다.
바다가 사색에 잠긴 듯..
깊이와 우울이 느껴져 괜찮다.
갑판 위에서 배가 가르는 물살을 바라본다.
점점 멀어져가는 육지?를 바라본다.
새우깡을 향해 돌진해 오는 갈매기들을 바라본다.
마냥 행복해 뵈는 어린 연인들을 바라본다.
좀 춥다.
바람막이 옷을 챙기는 건데..
해명산..
3백몇미터라고 하니..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그러나 바다를 끼고 길게 이어진 능선길이 아름다운 산이다.
문득 딸들 생각이 난다.
다음번엔 아이들 데리고 다시 함 오자..
내남자에게 다짐처럼 말을 한다.
어느 산이나 깔딱고개라는 것이 있는 듯 하다.
해명산에서 가장 가파른 코스인 듯..
오랜만에 산 다운 산에 오니..살맛이 난다.
한 구비구비 넘을 적마다
산아래 풍광을 바라볼 만한 트인 곳이 있다.
영락없이 그곳 마다엔 쉴 자리가 될만한 바위가 놓여있고..
내남잔 한숨 돌려 호흡을 정리할 때마다 담배생각이 나는지..
담배 그리 피울거면..
건강하자고..저녁마다 운동할 건 뭐람..
헉헉대며 산에 오를 건 뭐람..
맨눈으로 보여지는만큼
내 쪼만한 디카엔 이쁘게 담겨지지가 않는다.
산정에서 바라본 산 아래 세상은 감탄이였다.
흐린 세상 속에 바다가 있어 더욱 그랬다.
산길에서 만난 꽃..
대부분 이름조차 모르지만..
산에 피는 꽃은 신비감이 있다.
자주 만나지는 꽃이 아니여서 그런지..
제비꽃은 어딜 가나 지천이지만..
어딜가나 돌탑은 있다.
누구나의 가슴마다
간절한 소망이 있는 것처럼..
눈썹바위..
산길을 내려오는 중..작은 이정표를 따라 오니..이곳이다.
촛불재단 지성 들여..
사람들은 두 손을 모은다.
간절히..무릎 꿇는다.
저 아래로 보문사가 보인다.
올라오는 입구에선 2000원인가..입장료를 받던데..
우린 산 위에서 거꾸로 내려와서..공짜다.ㅎ~
그래도 괜히 찔려..매표소를 통과할 때..
간이 콩닥콩닥~~
산정의 널따란 바위에서 산정만찬을 즐길 즈음..
빗방울이 듣기 시작했다.
바람 불고 5월의 날씨 치고는 제법 쌀쌀맞았다.
챙겨간 우의를 꺼내어 입고..
비 맞을까..카메라는 꽁꽁 가방에 넣어두는 바람에..
그 후의 여정은 거의 담지 못했다.
산 아래에..강화 특산물을 파는 할머니들..
길게 줄지어 앉아 계신 모습들..
비 탓인지..썰렁하다.
선착장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도토리묵에 강화 인삼막걸리 한 잔을 하기로 한다.
비오는 날..딱이지..
막걸리가 달달하니 맛있다.
덤으로 나온 강화쑥 튀김이랑 게장..
그리고 강화순무김치..
강화에 온 김에 강화특산품인 순무를 사가기로 한다.
♥
산정에서 바라본 어느 집의 인삼밭..
하트~
사랑~
심장~
사람들은 사랑의 표식으로 저 하트를 그린다.
심장이
진정 살아 숨 쉬는 순간은 ..
우리가 사랑하는 순간일 것이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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