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6
우리 친정가족 산행하기로 한 날..
♥
오월 햇살은 부지런한 아침을 깨우고..
모닝커피 한잔을 들고..
언제나 처럼 먼 산을 바라본다.
물놀이에 젖은 아이들의 옷가지들도
아침햇살에 뽀소송 말라간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골프연습장..
주말아침마다 내남자랑 숏게임하러 가던 시절이 생각난다.
아무 근심걱정없이 아이처럼 행복하던 시절..
요즘 축구에 흠뻑 빠져
새벽 5시에 깨어 축구교본을 본다는 여덟살 민왕이..
그런 아들을 위해 축구골대를 직접 만들어준 아빠의 마음..
아침 마당 풍경..
일찌감치 산행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 남자들..
아이들은 마냥 신나고..
여자들은 아이들 챙기랴 소소한 준비로 늘상 바쁘고..
회사 야유회 갔다가 늦게 돌아온 영아도
아침 일찍 와서 합류하고..
아직 어린 율이랑 담이도 가족 산행에 동참하고..
조금 큰 아이들은 자기들대로 단장을 마치고..
눈부신 아침햇살은
우리가족들의 아침풍경만큼이나 분주하다.
아이들 데리고 오르기 수월하다기에 선택한 억산..
안내표지판 앞에서 우리가 오를 등산로를 확인한다.
두런두런 모여있는 저 풍경조차
내겐 너무 이쁜 그림이 된다.
산 아랫자락에 하얗게 쏟아지던 폭포..
절경이였다.
탄성을 지르며 쳐다보는 아이들..
폭포 아래에서 물수제비를 뜨는 아이들..
우리 우나가 물수제비를 제법 잘 뜬다.
퐁~ 퐁~ 퐁~~~~
물수제비에도 작은 추억이 어려있다.
"얘들아..이제 그만 가자."
폭포 아래서 더 행복해진 아이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산을 오르기로 한다.
산이 깊고 푸르러 흐르는 물은 맑고 맑다.
이 맑고 작은 계곡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아이들이 힘들까 ..
그만 하산하려다가 조금만 더 올라보기로 한다.
제법 가파르고 험난한 길이였지만
아이들은 힘들다 투정 없이 잘도 오른다.
오르는 길에 습한 바위틈새에 바위채송화가 피어 있었다.
어린 시절 동네 돌담 아래서 만나던 채송화를
이 깊은 산속 바위틈에서 만나니..
반갑고 신기하다.
깔딱고개라 할만한 가파른 바윗길을 무사히 오른 후..
커다란 바위 아래에 앉아 바라보는 탁 트인 풍경은 절경이였다.
조금 더 오르길 잘 했다.
비록 정상은 아니지만 산 아래를 바라볼 수 있는
트인 전망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랑이가 얼려온 통조림 복숭아..
꿀벌처럼 모여든 아이들..서로 먹으려 난리들이다.
지나가던 한 무리의 여인네들이 이 광경을 보며 ..
참 맛나겠다.. 참 이쁘다..하며..
아이들의 풍경을 한참이나 흐뭇이 쳐다 보다 지나간다.
이곳에서 아이들이랑 어른 몇몇은 하산하기로 하고..
엄마랑 내남자랑 월이랑 주야랑 나는 ..
정상 가까이 좀 더 오르기로 한다.
원래가 튼튼체질인 주야..
제부랑 곧잘 산행을 한다더니 산을 제법 잘 탄다.
직장산행팀에서 산다람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는 월이도
산을 가뿐히 오르고..
신선산 차기 신선 후보이신 울엄마야
산을 평지 보다 더 가뿐히 오르내리시고..
피로회복제라는 롤리팝을 빨며 잠시 쉬어가는 중..
정상까지 오르면 하루해가 다 갈 것 같아..
정상의 산바람을 맞지 못한 아쉬움만 남긴 채..하산하기로..
하산길에 족욕을 하는 우리들..
5월의 계곡물은 뼛속까지 시리다.
마음 속 까지 쩡~하니 맑아지는 듯..정신이 확 난다.
가까이 산다면 엄마랑 동생들이랑
이렇게 자주자주 산행도 하고..
너무너무 좋을텐데..
바라보면.. 눈물이 날 것만 같아..
오늘도..
행복한 눈물이 내가슴으로 번진다.
- 벗 님 -
'♥삶 >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백산 철쭉산행 (0) | 2011.06.02 |
---|---|
강화 석모도 해명산 (0) | 2011.05.28 |
봉제산5-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0) | 2011.04.05 |
봉제산4-근심 없는 삶이 있을까 (0) | 2011.04.02 |
봉제산3-봄을 심다 (0) | 2011.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