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안 마을이이라던가?
밤을 달려 소백산 아랫자락에 도착했다.
소박한 민박집에 얼른 짐을 풀고..
위탄 파이널을 시청한다.
내남자가 위탄애청자인 나를 위해..
시속 160..170으로 쌩쌩~~목숨 걸고 엑셀을 밟아주었다.
문득..
아이들에게 통장위치랑 내 블로그 비번이랑 가르쳐주고 올걸..
참..별 생각을 다 한다.
♥
소백산..
몇 년 전..아이들 데리고 1박 하면서 단양8경을 두루 구경한 적은 있었지만
그땐 산엔 별 관심이 없던 때라 소백산이 단양에 있는지조차 몰랐었는데..
막상 와 보니 낯 익은 단양의 풍경들..
마침 소백산 철쭉제를 하는 날이라니 때 맞춰 잘 왔다.
산 속의 아침 운무는 아름다웠고
청아한 물소리.. 이름 모를 산새소리..
무엇보다 어젯밤에 올려다 봄 밤하늘 초롱한 별빛..
북두칠성이랑 카시오페이아..
다시 내 마른 가슴을 적셔주었다.
산길의 초입..
5월의 신록은 싱그러웠고..
계곡의 물은 맑고 깊었다.
쉼터..
내남자가 좋아하는 동동주..
담엔 막걸리 살짝 얼려와야겠다니깐..
유산균이 죽고 어쩌구..
'쫌 죽으면 어때? '
'산정에서 시원하게 한 잔 마시면 그만이지..'
산길을 벗어나 ..
하얀 시계꽃이 지천으로 피어난 한적한 곳으로 가는 내남자..
저곳이 예뻐서 가나 보다..
무심히 나도 따라 들어갔더니..
담밸 태우려고..@#$%
내남자 담배 태우는 동안..
아기별꽃 닮은 하얀 꽃도 담고..
저만치서 쉬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도 담아 본다.
아기별꽃도.. 사람도..저 푸르른 신록도..
하 이쁘다.
참 힘든 코스 였다.
4시간여 오르는 내내 끊임없는 오르막의 연속..
무엇보다 산정이 가까울 때까지 이어지던 돌바닥..
발바닥에 불이 나는 것 같아 피로감이 더한 듯 했다.
드디어 하늘이 보이고 시야가 트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태껏 본 적이 없는 드넓고 광활한 산정의 평원..
불어오는 산바람..
그래..이 맛에 산을 오르는 게지..
올해는 철쭉이 더디 피는가 보다.
철쭉 축제기간이라는데..
산정에 철쭉꽃은 아직 피우지 못했고..
철쭉꽃 구경을 온 사람꽃만 빼곡히 피었다.
우리도 저 사람꽃 무리 속으로 합류해서 비로봉을 오른다.
저 아래로 보이는 끝없이 펼쳐진 산줄기 또한 감탄이다.
저 멀리로 대피소가 초원 위의 이쁜 집인 양 보인다.
비로봉을 향해 오르는 사람들의 행렬 또한
산만큼이나 장관이다.
바글바글~~발 디딜틈이 없을만큼 사람들로 빼곡한 비로봉의 정상..
여기저기 도시락으로 산정만찬을 즐기는 마냥 즐거운 듯한 사람들..
우리는 조금 한적한 곳으로 가서 요기를 할 요량으로
일단..인파로 바글거리는 비로봉에서 탈출?하기로 한다.
대피소에서 바라본 풍경..
다시 봐도 능선을 타는 사람들의 저 긴 행렬은 장관이다.
비로봉에서 내려와 우리는
연화봉으로 해서 희방사쪽으로 가기로 한다.
돌아오는 차편이 걱정이였지만 어찌되겠지..하며..
일단은 고우~~
백두대간의 허리라 불리는 소백..
구비구비 이어지는 능선길은 과히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이 능선길을 걷지 않고 돌아갔더라면..
이 아름다운 소백의 절경을 어찌 알 수 있었으랴..
아름답고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걷노라니..
저 만치 연화봉 정상에 우뚝 선 천문대가 보인다.
줌으로 한껏 당겨 찍어본다.
그 옆 봉우리에 한창 공사중이던 건데..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우린 저 건물의 바로 아래 둘레길을 지나갔다.
단양으로 돌아가는 차 시간이 임박해서..
희방사쪽으로 향하던 발길을 접고..
단양으로 돌아가기 비교적 가까운 죽령탐방소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이 코스는 소백산을 찾으시는 분은 절대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멘트로 잘 닦여진 길이다.
발바닥엔 불이 나고 햇살에 고대로 노출된 채..
시멘트길을 내내 걸어야만 하는 길이다.
가는 길에..어떤 남자분은 다리에 쥐가나서 주저앉고..
어떤 여자분은 발목을 삐끗했는지 고꾸라져 신음하고 있었다.
나중에 119구급차도 지나가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아침 8시경에 시작한 산행이..
하산하고 보니..오후 5시를 향하고 있었다.
장장 9시간의 대장정을 한 셈이다.
입술을 오물거리니 짠맛이 난다.
얼굴엔 까슬하니 소금기가 베여나고..
산 아랫자락에서 오늘의 하이라이트..
동동주와 도토리묵으로 ..
마침 산길에서 우연히 만난 내남자 고향마을의 면장님 내외분..
알고보니 의성 작은 아버님과는 친구사이라 하신다.
반가와 합석을 하고..사모님께서 나더러 참 곱다 해준신다.
난 누가 나 이뿌다 해주면..
꼭꼭 새겨서 기록해둔다.ㅎ~
그냥..살수록 듣기어려운 말이니..
어쩌다 들으면 왕 좋아서~~ㅎ~~
버스를 타고 우리차를 대어둔 어제의 그 민박집에 당도하니..
우리 맞은 편 방에서 밤새 왁자지껄하던 대학생들..
마당 한 켠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고 있다.
5월 신록만큼이나 푸른 젊음..보기좋다.
내남자가 민박집 마당에서
울산에서 왔다는 어느 중년의 부부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햇살 좋은 마당에서 뽀송하게 말라가는 빨래를 담는다.
나는 저 풍경이 왜 그립고 좋은지..
밤하늘에 경비행기가 날아다니고 폭죽터지는 소리가 팡팡~~
철쭉제의 축제가 한창인 단양..
주유소 아저씨께 물어 찾아간 나름 유명하다는 마늘요리 전문식당..
무어든 잘 먹는 나랑 내남자는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오늘밤 기절초풍할
마누라 얼굴이 보이네 그려..
후훗~~~
- 벗 님 -
'♥삶 >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주 고령산 (0) | 2011.06.11 |
---|---|
파주 검단산 (0) | 2011.06.07 |
강화 석모도 해명산 (0) | 2011.05.28 |
밀양 억산 -가족산행 (0) | 2011.05.19 |
봉제산5-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0) | 2011.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