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집 아이들도 그럴까?
요 두놈..요즘들어 투닥투닥..속상할 적이 많다.
그러다가도 함께 산책을 하거나..노래방을 가거나..남자친구 얘기를 하거나..
방에 들어가서 한참을 쑥덕쑥덕거리기도 하고..
그래도 언니라고..우나가 쏭이공부를 챙겨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쏭이는 순한 양이 되어 언니말에 고분고분..
엄마보다 언니랑 공부하면 더 쏙쏙 ~들어온다고..
♥
2010년..
우나가 고 1..쏭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작년의 모습..
울 쏭이 저 금발머리..말도 많고 탈도 많았었지..
내가 불량엄만지..난 이쁘기만 한데..
선생님들이랑 다른 엄마들에겐 그닥 탐탁치 않았던..
그러나 친구들에겐 부러움을 한껏 받았던 쏭이의 찬란한 금발머리..
식탁에 앉아 쏭이 영어공부하는 것을 도와주는 우나..
나랑 공부할 때와는 다르게 기분이 업되어..
언니랑 공부하니까 너무 재미있다고..
저날..둘이는 참 다정하게 오래..영어공부를 했다.
테잎 듣고 쏭이가 해석하고 문제 풀고..
우나는 옆에서 지켜보며 조언을 해주고..
단어장 정리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고..
언니가 다정히 공부를 봐주니..
쏭이는 연신 생글생글..
2011년..
과외나 학원 없이 내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건..
우리 딸들이 수학적 머리가 제법 괜찮다는 거..
그래도 우나가 중학교 들어가 첫시험에서 수학을 다섯문제나 못풀었다고..
몰라서 못 푼 게 아니라 시간이 부족하더라고..
그래서 수학학원에 보내었더니 그래봤자 고작 6개월정도였지만..
중학교 내내 수학은 거의 만점을 받아 왔었다.
학원의 필요성을 그 때..처음으로 느꼈었다.
우나는 그 때 수학 학원선생님들 이야기를 지금도 한다.
지금도 그 선생님들에게 다시 배우고싶다고..
그러나 선생님 몇 분이서 차린 소규모학원이라 금새 문을 닫아서..
지금은 어디에 계신지도 모르고..
울 쏭인 아직 학원엘 안다니고 있다.
지난 중간고사 공부할 때..모르는 문제를 언니에게 배우는 중..
우나는 지 시험기간인데도 시간을 내어 쏭이 수학공부를 봐주었다.
사실..내가 설명하는 거 보다 우나가 더 알기쉽게 설명을 해주어서..
좀 난해한 문제는 우나에게 부탁하곤 한다.
난..수학보다는 국어를 좋아하고 잘 했었는데..
어쩐 일인지 울 딸들은 국어를 싫어하고 수학을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은 아이들 공부를 가르치기가 버거운 느낌이다.
예전만큼의 열성도 없는 편이고..
무엇보다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쏭이는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재미를 알아가 주길 바라며..
가르치기 보다는 옆에서 그냥 지켜보다가 물으면 설명해 주고..
아니면 혼자 공부하도록 내버려 둔다.
당장은 효과가 없더라도 차곡차곡 자기만의 공부 노하우를 쌓아갈거라 믿으며..
우나는 어제도 새벽 3시를 넘기고..
전 남친이던 예성이가 지난 중간고사에서 언수외에서 전교 1등을 했다고..
자존심 상한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열공 중이다.ㅎ~
한창 방황하고 가출도 하고 그렇게 지 엄마 속을 썪이던 예성이가
정신을 차리고 공부에만 올인해서..드디어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니..
대견하고..기뻐하실 예성이 엄마의 모습도 흐뭇이 떠오른다.
그런 예성이를 보고 약올라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는 우나를 보니..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조기교육과 엄마들의 열성으로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넘쳐나는 요즘 세상..
나는 나의 딸들이 이왕이면 공부를 아주아주 잘 했으면 좋겠지만..
우나가 늘상 주장하는 거 처럼..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기면서 공부하는 지혜를 가지기를 바란다.
노이로제 걸린 지식인 보다는 행복한 청소부를 키우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고 한..
썸머스쿨 창시자의 말처럼..
나의 딸들이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그 행복의 일환으로 공부에 매진해주길 바란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