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싶더니 어제오늘 날이 후덥하다.
아침에 춘추복에 조끼까지 챙겨입고 등교한 쏭이가 걱정이다.
안그래도 열이 많은 체질인데..
그렇게라도 튀고 시픈 열 네살..
은행으로 주민센타로 우나네 학원으로 ..
휘리릭 볼 일 보고..
근데..지난달 학원측에서 특강비를 10만원이나 더 받았다.
혹시나 미심쩍어서 확인차 들렀더니..역시나..
무심히 두었더라면 10만원이 공중분해되었을 뻔..
매번 학원비 명목을 세세히 적어두길 잘 했다.
학원시험날이라고 방과 후 바로 학원으로 오고있는 중이라는
우나를 기다린다.
저 멀리서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딸..
저걸 사진으로 남겨 두어야하는 건데..
나는 지나가는 사람이 흘깃거리며 쳐다보거나 말거나..
허리를 고꾸리고 배를 잡고 웃는다.
커다란 남자 하복남방 풀어헤치고 안에는 새빨간 티셔츠 받쳐 입고..
거기다가 깔맞춤으로 빨간 양말까지 신고..
거기까진 아침에 이미 본 차림이라 그렇다 치고..
목덜미에 무언가를 둘둘 말고 오는데..
저게 뭔가..??하고 보았더니..
포송포송한 무릎담요를 목도리처럼 목에다 질끈 묶어서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낭창낭창 걸오고 있는 게 아닌가..
내가 하도 웃어대니 저도 무안한지..
씨익 쪼갠다.
"야..이렇게 더운데 이걸 왜 목에다 둘러..??"
"들고 오기 귀찮아서.."
차암~ 시크한 울 우나..
그 모습을 디카에 담지 못한 게 참 아쉽다.
누구라도 봤으면 나처럼 깔깔~~거렸을텐데..
별루 내켜하지 않는 걸..
그래도 10시까지 저녁도 못먹을 거 같아..
버거킹에서 햄버거세트 하나 먹이구..
"엄마 이따 10시에 데리러 올게.."
이렇게 나온 참에 호수공원이나 한 바퀴돌기로 한다.
- 벗 님 -
'♥사랑 > 딸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기청바지 (0) | 2011.09.27 |
---|---|
목욕하다가 뭔 일? (0) | 2011.08.29 |
노래하는 분수 (0) | 2011.08.04 |
행복한 청소부가 되거라 (0) | 2011.06.29 |
영화 화이트를 본 딸들 (0) | 2011.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