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 월요일.
아이들이랑 베델카페에 앉아 있다.
이젠 철이 들어 제 할 일..공부..척척 잘 해주는 우나..
한창 사춘기라 까칠하고 고집도 부리고 말썽도 부리지만
속 깊고 귀여운 우리 쏭이 ..
이젠 엄마보다 마음의 키도 더 커져서 오히려 내가 의지하게 되는 딸들..
넓다란 카페 안에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약간은 소란스러운 이 공간에서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두 딸은 열공 중이다.
참 재능 많고 영리한 나의 분신들..
부모로써 최선의 뒷바라지를 못해 준 게 내내 죄스럽고 미안하다.
갑갑한 감옥같은 집에서 나와 이리 바깥 바람을 쏘이니 살 것 같다.
자유롭다.
무엇이였을까? 내 인생..
온전히 내 것인 게 아무 것도 없다.
그랬었구나..
이제부터라도 어느 누구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오롯한 나만의 것을 하나씩 만들어 가자.
홀로서기..
온전한 혼자가 되었을 때..
내 삶 앞에..단 한 번 뿐인 내 인생 앞에..
떳떳할 수 있으리라.
다시 살아보자.
남은 인생..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한 번 살아보자.
아빠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전화를 드리니..
추운데 괜찮으냐구..
이번 설에는 내려올 수 있느냐구..
그러노라.. 말씀은 드렸지만 자신 할 순 없었다.
내가 살 날이 얼마인지..
이미 내 몸은 병들어 그리 오래 살지 못할지도 모르지..
아프락싹스..
껍질을 깨자..
날자..
추락할지라도 날아보자..
어쩌면 나는 생각보다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스스로 비상해서 저 하늘을 나래치는 날엔..
나는 내가 가고픈 곳으로 날아가리라..
아름다운 그곳으로..
꿈을 꾸자.. 내 마흔 다섯의 꿈을..
아가의 걸음으로라도 혼자 걷는 연습을 해보자.
남은 날들..
나 혼자의 힘으로 걸어보자.
어느누구에게도 기대이지 말고..의지하지 말고..
스스로..홀로..
원두커피..
세 잔째의 리필..쓰다.
앞자리에서 기도하던 한 무리의 여인네들이 우루루 ~~나간다.
기도모임..여기저기..
저들에겐 슬프고 힘들 때 의지하고 기도드릴 수 있는 하느님이 있어 좋겠다.
든든하겠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