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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아버님을 보내드리고..

by 벗 님 2010. 12. 22.

 

 

 

 

가을들꽃 지천으로 아름답던 날에

아버님 산소에 모셔드리고 돌아온 날..

 

나는 마음 갑갑할 때면 매냥 버릇대로 홀로 강둑을 거닌다.

 

아이들은 ..

천진한 아이들은 회색빛 슬픔을 거두고

어딘가로 간다. 아이들만의 세상 속으로..

 

 

 

 

 

 

 

 

 

 

 

시골집 풍경..

늘 바라만 보다..강 둔덕에 서서 담아본다.

언젠가는 기억에서만 아련거릴 추억이 되어질..

 

내남자가 나고 자란 고향집..

소똥냄새랑 아버님이 태워주시던 여름저녁..

매운 모깃불내음도 아련한 그리움이 되겠지..

 

 

 

 

 

 

 

시골집에만 오면..

산책처럼 홀로 거닐던 강둑길..

 

저녁연기 아슴히 피어오르니 더욱 정겨운 시골마을

 

 

 

 

 

 

 

나 시집오고 난 후..

어느날엔가 대문 옆에다 심은 감나무..대봉씨..

해마다 참 알알이 매달려 주더니만..

 

올해는..

감꽃잎이 필 무렵 그 꽃잎 후두둑 다 떨궈지고..

드문드문 익어가는 감..

 

 

 

 

 

 

 

올해는 대추농사도 그리 실하지 못하다시는 어머님..

나무에 매달린 싱싱한 가을대추가 그리도 달고 맛난지

나 시집와서 처음 알았지.

 

너무 맛나..울엄마 생각이 나서

대추를 욕심껏 따다 친정길에 울엄마 드셔보라..갖다 드렸지.

울엄마..참 달다..맛나게도 드셨어.

그래서 해마다 추석엔 시골집 대추를 따다 울엄마 갖다 드렸어.

 

난..맛난 거 먹으면 울엄마 생각이 제일 먼저 나.

 

 

 

 

 

 

 

 

생겨난 소임을  다하고..

드릴 건 다 내어 드리고..

 

빈 몸으로 누운 볏짚..

조만간에 이마저 다 내어줄테지..

 

 

 

 

 

 

 

시골 골목길 풍경..

저 길 위에서 멀어지는 자식들의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구부정하게 서계시던 아버님..어머님..

 

 

 

 

 

 

 

 

 

 

 

 

 

 

 

 

 

 

 

 

 

 

해마다 몇 번 만나지 못하는 사촌들..

 

명절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생신 때나..어쩌다 만나는..

 

그나마도 무슨무슨 이유로 한 두 가족이 빠지고..

 

처음이다.

 

사촌들이 이리 한자리에 모여 사진을 찍은 게..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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