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이 다이어리/♥나의 하루1

문득..

by 벗 님 2010. 10. 12.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285

 

 

 

 

 

2010년 10월 12일

 

 

 

 

저녁무렵..

내남자 언제쯤 오려나..전화를 하니..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셨대.. 시골에 내려갔다 와야할 것 같아."

"같이 갈래?"

 

 

그렇게 시골로 향하는 길..

벌써 일주일 전에 입원하셨다면서..

힘든 수술까지 하셨다면서..

행여 자식들 걱정할까봐 쉬쉬~~하시며..

홀로 그 힘든 병고를 치루어셨단다.

효자 삼형제 오늘 한바탕 난리가 났겠음을 짐작하고도 남겠다.

 

운전하는 내남자의 옆모습을 훔쳐본다.

속울음 울고 있는 거나 아닌지..

 

 

문득..

 

대구 떠나올 때의 일이 떠오른다.

98년 IMF 때이니 어느덧 11년이 흘렀나 보다.

새벽을 도와 대구를 떠나오던 날..

미처 대구를 벗어나가도 전에 운전대를 잡고 어깨까지 덜썩이며

흐느껴 울던 내남자..

 

나중에 왜 그리 울었냐..물으니..

만감이 교차했지만

연로하신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아무 때라도 돌보아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왈칵 설웠노라고..

 

돌이켜보니..

25년을 알아온 내남자의 눈물과 흐느낌은 그 때가 처음이자 아직은 마지막인 듯..

 

 

그렇구나..

 

남자들은 그리 쉬이 울지 않는구나..

 

시도 때도 없이 울고마는 나랑은 다르구나..

 

 

 

 

 

 

 

 

 

 

나는 또 문득..

 

죽음을 생각해본다.

최근에 우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엄마 블로그 비밀번호 가르쳐 줄테니..어디 메모해 둘래?"

 

훗~~우습다.

죽음을 생각하며 제일 먼저 딸에게 내 블로그 비번을 가르쳐 줄 생각을 하다니..

내가 딸들에게 남길 유산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이 블로그라니..

 

 그만큼 내겐 소중하고도 소중한 내 분신과도 같은 이 공간..

 내 마음이 머문 자리..

 

 한 달여의 떠남..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던 게지..

그랬던 게지..

단 한 달간의 공백이였지만..

밀린 이야기들이 얼마나 수두룩한지..

 

 

나의 이야기를 헤적헤적 풀어낼 수 있는

이 공간이 있어 다행이다.

소소한 일상이나 한심한 한 여자의 넋두리 뿐인 공간이지만..

마음으로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내겐 얼마나 행복한 공간인지..

 

 

 

 

이런 판례가 있었다고 한다.

블로그상에 죽은 블로그들이 참 마니 떠돌고 있다 한다.

블로그 주인이 느닷없는 사고로 예기치 않은 일들로 떠나버린 유령 블로그..

그 가족들이 블로그를 돌려달라 소원했는데..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블로그는..

한 개인의 마음과 생각이 담긴 지극히 비밀한 사적인 공간이기에 돌려줄 수 없다는 판결..

 

 

나는 그렇다.

이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내 딸들에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말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지금 고대로 내 딸들에게 물려 줄 수도 있다.

딸들이 후일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이 엄마를 읽어주고 이해해줄 지는 모르겠지만..

 

 

 

 

지극히 소심하고 마음 여린 이 엄마의

 

 

사랑

 

추억

 

나눔..

 

을 ..고개 끄덕여 공감해 주고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그냥.. 이 엄마의 진솔했던 마음들을 아름다이 간직해주리라 믿는다.

 

 

 

 

 

 

 

 

 

내일이면 퇴원인데..뭐하러 내려왔냐는 어머님..

내남자 원무과에 간 사이..

쉴 사이 없이 이야기를 풀어놓으시는 어머님..그간..

홀로 얼마나 힘들고 외로우셨을까?

 

 다행히 어머님 안색이 밝으시고 몸도 가벼우신 듯 해서

나도 내남자도 마음이 조금 놓인다.

 

 

 

돌아오는 깊은 새벽길..

내남자 마음은 아랑곳없이 나는 까무룩한 잠 속으로 빠져들고..

문득.. 깨우는 소리에 잠 깨니..

어느새 우리아파트 주차장이다.

 

 

 

 

 

 

 

- 벗 님 -

 

 

 

 

'♡마이 다이어리 > ♥나의 하루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난 여름이야기2  (0) 2010.11.12
호수에서 만난 사람풍경  (0) 2010.11.09
비 내리는 풍경  (0) 2010.08.26
도시락과 합성사진  (0) 2010.08.02
응급실에 갔어요  (0) 2010.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