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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심학산둘레길5-들꽃산행

by 벗 님 2010. 11. 6.

 

 

 

 

 

 

 

 

 

 

시월..

 

가을이 그 자태를 가장 뽐내는 아름다웁던 날에..

산에 들에 들꽃들이 하얗게 눈부시던 날에..

 

내남자와 나는 또 심학산엘 가기로 한다.

 

야트막하니..

아이들 잠든 아침결에 산책처럼 다녀오기 딱이라..

요즘 주말이면..토요일이건 일요일이건..

 

심학산엘 간다..내남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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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여왕 장미..

시월의 한가운데 피어 함초롬히 이슬을 머금은 채 붉게 수줍다.

 

역시 꽃도 제철에 피어야 제 빛깔로 화사한 법..

5월만큼 어여쁘지 않은 장미..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내남자덕에..

오늘은 늘 가던 약천사길이 아닌 다른 코스로 가기로 한다.

 

밤새 내린 비로

풀잎마다 꽃잎마다..이슬꽃이 영롱히도 맺혔다.

 

 

 

 

 

 

 

 

늘 저만큼 성큼 앞서 가버리는 내남자..

내가 어김없이 쫓아 올 것을 아는 게지..

 

어느 산길 모퉁이쯤에서 날 기다릴 거란 걸..

내가 아는 게지..

 

 

 

 

 

 

 

예전엔 아이들 데리고 야생밤 주우러도 마니 다녔었는데..

가을이면 밤 주우러 가자..

늘 마음으로 생각만 한 지도..여러해가 지났다.

산길에서 주운 알밤 하나가 하~ 이뻐서..

 

 

 

 

 

 

들꽃들에게 흠뻑 빠져  한참을 눈맞춤하고 나니..

내남자는 그림자의 여운마저 남기지 않고 ..가버렸다.

어디메쯤에서 또 기달릴테지..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발걸음도 빨라진다.

 

 

 

 

 

 

 

우나랑 쏭이랑 어릴적에 올라보고

참 오랜만에 다시 올라 본 심학산 정상..

그 때 그대로인 듯..달라진 정상의 모습..

내남자..드디어 발견..

 

 

 

 

 

 

 

나중에 마당 있는 집을 지으면..

저런 나무 울타리로 마당을 두르고..

저리 들꽃을 욕심껏 심고 싶다.

 

빨리 왔으면..그날이..

 

 

 

 

 

 

 

 

육안으로 저 멀리..통일전망대가 보인다.

우리 둘이 참 마니도 달렸던 자유로도 보인다.

한강이 유유하고 저 위로 ..

임진강과 한강이 합류하는 지점도 보인다.

 

저 먼 산..저 흰구름 아래..북한 땅도 보일 듯 하다.

 

 

 

 

 

 

 

커피와 고구마..

내남자와 나의 아침메뉴..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맛 궁합은 그런대로 괜찮아 즐기는 편이다.

 

 

 

 

 

 

 

 

하산길..

이 남자..또..어딜 가버린 걸까..?

기다렸다 함께 가주면 좋으련만..

멈추어 기다리는 걸 못한다.

 

 

 

 

 

 

 

 

산 아래 마을..

어제 내린 비탓일까..

논바닥에 안타까이 누운 벼들..

저 벼들을 일일이 하나씩 세우고 묶어줘야 한다고..

 

누운 벼를 보며..

아이구 어쩌냐..어쩌냐..하시던 어머님 얘기를 하며..

내남자 어린 날의 기억 한 토막을 끄집어 낸다.

 

 

 

 

 

 

 

어린 날에 발 담그고 물장난 하고..

빨래방망이 들고 동무들과 빨래 하던

마을 앞의 개울물을 닮았다.

 

물이 참 맑았다..

어린 날의 그 개울물처럼..맑았다.

 

 

 

 - 벗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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