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1..일기..
올 여름 들어 내가 느낀 최고로 더운 하루..
월요일에 차가 막히는 게 싫다며..가끔..
내남자는 일요일 자정무렵에 사무실로 미리 출근하곤 한다.
방학이라 요즘 아빠 사무실에서 열공 중인 우나도..덩달아 ..
아빠 사무실에서 잠자게 생겼다.
저번에 한 번 잤더니..영 불편하더라고 툴툴~~거리는 우나..
그래도 지가 아가적에 베고 자던 빨간 미키마우스 베개를 챙겨 따라나선다.
아빠 사무실에 있으면..공부 밖에 달리 할 게 없어..아무래도 집중이 잘 된다며..
새벽마다..잠깨는 거 힘들어하면서도..
기어코 따라나서는 우나가..참 신통하다.
그래서 요즘 내 일과 중에 늘어난 일이..도시락 사는 거..
그래도 딸내미 집밥..먹이고 싶어..불량주부인 내가 아침마다 분주하다.
내남자랑 우나가 내일 일용할 양식을 준비하고..
낮엔 하도 더워..딸들도 다 외출한 덩그런 집에서..
나랑 내남자랑..딩굴딩굴~~~
흔히 말하는 방바닥에 엑스레이 찍어대며..몽롱히 보내고..
원래가 야행성인 나는..
낮 동안에는 헤롱이다..어둑해진 밤에서야..약간의 생기를 찾아..
미루었던 집안일을 해대기 시작한다.
내남잔..그게 늘 불만인 거 알면서..잘 안 고쳐진다.
저번..엄마가 텃밭에서 따 주신 고추를 우나는 어찌나 잘 먹는지..
가끔 간식처럼 고추를 두어개 꺼내어 된장에 푹 찍어 먹기도 하는 거 보고..
그 또한 신통방통..
오늘은 엄마가 주신 꽈리고추가 새들해지는 거 같아..
장조림에..멸치조림에..팍팍 넣어..간만에 조림반찬을 하고..
참기름 앞뒤 발라 가며 김을 굽는다.
자칭 불량주부인 나지만..그래도 이날 이때껏..
반찬가게에서 단 한 번도 반찬 사다 먹은 적이 없다는 거와..
구운김을 마트에서 사다 먹지 않고..언제나 내가 직접 구워 식구들 먹인다는..
머..별 대수로울 거도 없는..나름의 자부심과 긍지가 있다.
그렇게 엄마표 도시락 싸서 내남자랑 우나 보내고..
세탁기 안의 빨래..한 번 더 헹궈서 빨래줄에 널고..
내남자 와이셔츠 다림질하고..집안 정리하고 ..
너무 더워..샤워 한줄기 하고..컴 앞에 앉으니..
새벽 1시를 훌쩍 넘긴 시간..
일기..끄적거리고..
포스팅 하나..할까..생각 중인데..
지금 너무 곤하다.
그래도 마음 먹은 건 해야지..
내 글방에..쓸 꺼리들이 자꾸 쌓여간다.
♡
못 다한 이야기들..
하나하나 헤적여 ..
조근조근 꿰고 엮어서..
어여 어여..마름 해야지..
내가 내 삶에게 남길 수 있는 게..
그마나..이거니까..
낙서같은 글로
나를 기록하고 남기는 거..
어느 분의 방에서 함성사진 만드는 걸 배웠다.
오늘 ..종일.. 이거 하면서 놀았다.
- 벗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