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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사는 이야기

미안하고 미안하다

by 벗 님 2010. 10. 5.

 

 

 

 

 

 

 

 

 

 

 

 

 

 

 

 

 

 

 

그간..먼지 자욱해진 내 방 청소하느라..

여직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오후쯤에는 두루 인사 여쭙겠습니다.

 

그리고..몇몇분께는 미안합니다.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해명도 설명도 할 수 없어..더욱 미안합니다.

 

 

 

 

 

 

 

 

 

 

 

 

 

 

  

여름날 아침의 어느 하루..

 

여느 때처럼 자전거를 타고 아침 운동을 가는 길..

보통은 아침산책을 나오신 어르신들이 앉아 계시거나

아이들 유치원 보낸 젊은 엄마들이 도란히 모여 아침수다를 떨곤하던 저 벤취.. 

무심히 흘깃거렸는데 나는 너무나 놀라..가슴이 파르르~~떨렸다.

 

 

아이들..우리 우나 또래의 남자아이 둘과 여자 아이 하나가

해가 중천을 넘은 이 시각에 저기에 뒤엉켜 앉은 채 저리 잠을 자고 있었다.

한 눈에도 행색이 초라한 것이 집을 나온지 며칠은 된 듯한..

 

 

잠은 저리 잔다손 밥은 먹었을까? 

깡마른 것이 몇 끼를 놓친 건 아닐까?

 

자전거를 멈추고 저만큼 거리의 화단 뒤에서 저 아이들을 담는데

왜 그리 가슴이 저리고 떨리는지..

디카를 누르는 내 손이 가느다랗게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센타 가서 춤추고 운동하는 동안에도

저 가엾은 아이들의 모습이 내내 가슴 한 켠에서 저밋저밋거렸다.

 

 

 

 

 

아직은 풀꽃처럼 여릿한 아이들..

들판 같은 가슴으로 하늘 같은 이상을 품고

푸르게 푸르게 자라나야 할 아이들이

아직 채 피지도 못한 채 저리 화량하게 말라가야 하는 겔까..

 

우나를 통해 가출한 친구들 얘기를 더러 듣곤 했지만

내가 직접 맞딱뜨린 건 처음이라 너무 놀라웠고 충격이였다.

며칠 저 아이들의 영상이 어른거려..마음이 저리곤 했다.

 

 

삭막한 도시의 밤거리를 손 잡아주고 가슴 품어주는 이 없어

오늘도 흔들리고 헤매이고 떠도는 수많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의 한 사람으로써..

미안하고 미안하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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