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5.20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다.
외롭다.
고뇌한다.
그리고 울어버린다
누구에게나 말 못할 고민이 있기 마련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소중했던 추억과 추억 속에서 맴도는 못잊을 사람이 있기 마련일 것이다.
살아 온 나날이 때론 쓰리고 아려서 마침내 무디어진 고통으로 울어버리기도 했을 것이다,
누구나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했을 것이다.
밤이 새이도록 뒤척이며 잠 못들어 했을 것이다,
배갯머리가 축축해지도록 하염없는 눈물도 떨구었을 것이다.
앓는 가슴을 움켜쥐고 몸부림쳐 보았을 것이다.
대상도 없는 누군가를 실컷 욕하고 원망하고
마침내는 지쳐버린 듯 체념해 보았을 것이다.
누구나 말이다.
온 가슴이 무너지는 허무를 느껴 보기도 했을 것이다.
내가 인간임을 망각하고 인간이란 존재를 비난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인간에게서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내 스스로의 모자람이라고 위로 삼으며 겨우 잠든 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아무 것도 바라서는 안된다.
바라는 만큼 나는 실망하고..
바라는 만큼 사람이 싫어지고 ..
바라는 만큼 만남과 사랑이 허무했다.
그리고 나는 타인의 바램에 전혀 무관심했다.
아무 것도 ..
진정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바랄 그 무엇도 이제는 없다.
차라리 내 모든 것을 주어버리고..
깡그리 주어버리고..
그리고 나서는 무너지면 되는 것이다.
후련하도록 처절해져버리면 그만이다.
그래도 내가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용서할 수 있다면.. 된다.
스무살 벗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