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아랫자락의 백양사 가는 길..
볼록하던 쏭이 배가..제법 마니 들어갔다.
사춘기라 그런지 창 외모에 신경쓰고..
나름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금식을 다짐하곤 하더니..
몇 달 새에 키가 훌쩍하니 자라고..
아이에서 소녀로 어엿브게 변신 중이다.
너무 편한 차림의 딸들..
저 삼선 슬리퍼..
내남자가 가위로 몇 번을 잘랐는데도..
꿋꿋이 버티어낸 우리 우나의 전리품..
우나의 투쟁 덕에
쏭이는 아무 제재없이 신게 된 삼선슬리퍼..
수령 700년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갈참나무..
백양사 길에서 만난 야생화..역시 이름은 모름..
(플로라님이 가르쳐 주셨어요..광대수염..)
햇살에 반짝이는 오월의 잎새는
찬란하다..
눈이 부시게 ..
우나의 뒤로 보이는 쌍계루..
쌍계루에서 바라본 풍경이
대한 8경으로 불릴만큼 절경이라 한다.
♥ 징검다리 건너는 딸들..
센스 있는 쏭이..엄말 향해 포즈를 취해주고..
가다 문득..멈추어 선 아이들..
엄마..여기 벌레있어요..
뒤 따라오던 아주머니들은 유유히 지나건만..
무엇을 보고 놀랐는지..도망치 듯 되오는 아이들..
에휴~~저러다 넘어지지..
조심해..
♥ 백양사 풍경
석가탄신일이 다가오는 즈음이라..연등행렬이 알록달록 고웁다.
울엄마는 올해도 연등을 달으셨을까?
해마다 신선산 올라가는 자그마한 절에다 가족연등을 다시는 울엄마..
불교를 믿어서가 아니라..
그저 가족들 이름 일일이 담아 연등을 달아 놓으면..
일년 내내 .. 마음이 푸근하시다고..
해마다 이맘 때면 클룸에 모여 앉아..연잎을 또르르~~말며..
바알갛게 물든 손끝을 훈장인 양 자랑하며 까르르~~거리던
스무살 무렵의 우리들..
어느 선배가 손금을 봐준다며 하던 소리..
귀부인상이라 그랬었고..불교에 귀의하라 그랬던가..
내 손금의 생명선이 중간에 희미하다며..
그러나 보조선이 잘 받쳐주고 있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거라고 ..
햇살 따가운 하루였고..아이들은 조금 지쳐보인다.
공사 중이라 부는 구경할 수 없었고 주변도 어수선하였다.
절도 여러모로 현대화 되어가는.. 내겐 안쓰런 풍경..
자꾸 걸음 늦어지는 나를 기다리는 내 사랑들..
우나.. 나름 앙증스런 포즈를 취해주고..
사진 찍히기 열나 싫어하는 내남자..
교묘히 우나 뒤로 몸을 감춘다.
지들끼리 건널 땐..벌레 때문에 기겁을 하며 도망치던 아이들..
아빠가 앞에서 끌어주니..벌레들을 헤치며 용기 내어 건너간다.
부모란..?
어미란..?
자식이란?
자꾸 물음표만 그려진다.
너무도 부족하고 미진하여..
하늘도 공기도 나무도 푸른 5월의 어느 하루..
딸들과 함께 떠나온 여행길..
문득 올려다 본 하늘..
파스텔블루톤의 하늘..
구름도 포스근히 나를 덮던 하루..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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