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벗님 오늘도 뒷북 칩니다.
폭설이 내리고 한파가 몰아치던 날의 이야기입니다.
저녁 어스름녁에 아이들이 나가자 한다. '엄마..호수가 꽁꽁 얼었대요.' '호수 위로 걷고 싶어요.' 두 아이의 이구 동성에..
'그럼 갔다 와라.'
'엄만 안 가요?'
'난 너무 추워 싫은데..' 샐쭉거리며 삐지는 우나.. 괜히 툴툴거리며 화를 낸다.
나랑 같이 가고 싶은가 보다. 걱정이 되어 내남자에게 전화를 한다. '애들이 호수에 눈밟으러 간다는데..' '얼음 깨지고 그러진 않겠죠?' 내남자 왈..
' 위험할지 모르니까..같이 가..' 에휴~~걸렸다. 전화 하지말 껄~~
♥
폭설이 내렸다.
온 세상이 수북한 눈으로 하얗다.
새하얗다.
날은 전에 없이 차고 시리다.
바지도 두겹씩 입고
온 몸을 둘둘 말아서 나왔는데도
호수의 바람은 날카롭게 속살을 에인다.
그래도 아이들은 웃는다. 하얗게..
저 너머 붉은 네온빛조차 시리게 느껴진다.
디카로 담는 야경은 언제나 이렇다.
흐릿하고 .. 몽롱하고..
형체는 유령처럼 흩어져 흔들리고..
여느 날 같으면 이 시간에 호수는 ..
운동하는..산책하는 ..데이트하는 ..
사람들로 북적일 시간인데..
마치 자정을 넘긴 시간대인 양..고요하고 적막하다.
설핏~~공포가 엄습해온다..
저만치 호수가운데로 가는 쏭이를 보며..
아리따운? 여자 셋만이 ..
이 시리고 어둑한 호수위에 점처럼 떠다닌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나는 문득..사람남자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이미 호수 가운데로 가버린 아이들을 재촉하며..
집에 가자 하니..
철없고 겁없는 아이들은
엄마도 빨리 들어오라며..손짓이다.
일단 왔으니 ..
나도 아이들과 호수 위를 거닐어 본다.
아이들은 무엇을 하더라도 함께 하고 싶어한다.
자기들이 느끼는 것을
엄마도 함께 느껴주기를 바란다.
"엄마..꼭 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나..눈 위에 누워보는 거 소원이였거든요."
"그럼 한 번 누워봐."
한걸음 떼기도 힘들만큼 시리고 에인다.
그래도 소원이라 하니..
벌렁 드러누운 쏭이..
나도 웬만하면 누워보고 싶은데..
정말 엄두가 나지 않을만큼..날이 너무나 시리다.
울 쏭이..대단하다~~
저러구 한참을 있었다.
장갑낀 손도 감각이 없을 만큼 시리다.
오늘 시리다..시리다..만을 연신 남발하고 있다.
그렇게 밖에 표현 못하겠다.
하도 시린 날이였으니까..
커피 자판기 앞에서 자판기불빛을 난로 삼아..
집에서 나오며 급히 내린 연한 커피를 한모금씩 넘긴다.
차갑게 얼어버린 몸에 온기가 퍼지며..
아이들 새파래진 뺨에 발그스레한 기운이 감돈다.
에피소드..하나 호수 가는 길에 횡단보도에서..신호를 기다리며.. 옆에 있는 딸에게..혼잣말처럼.. " 도로가 얼었네..아빠 집에 오기 힘들겠다.. 그때..뒤에서 엄마~~ 엥? 옆을 보니 웬 아저씨~~ 우나랑 쏭이는 몇걸음 뒤에서 키득키득~~ 가끔 이렇게 멍 때린다~~ |
이 한파에..이 폭설에..이 깜깜한 시간에..
나와 나의 딸들은 인적도 없는 호수를 다녀왔다.
그런데 기분이 상쾌하다..짜릿하다..청명하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보다 얼마나 가치로운 일인가..
오늘 내 삶의 최대가치는 딸들과의 호수 산책이다.
- 벗 님 -
- 화려한 녀석의 생애
- 2010.01.20 07:05 신고
- 수정/삭제 답글
가장 존귀하고 영롱한 "물"과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잊지못할 추억이 되겠군요
생선은
눈이 오거나 하면
눈을 먹습니다. ^^
생선도 "물"이 거든요.
바람보다 먼저.........
벗님 삶을 봅니다.
내남자에게 순종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어미의 자식사랑
벗님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나눔의 온정이
끈끈하게 달라붙습니다.
어머니가 자녀들이 참으로 끈근한 사랑을 엮어 갑니다요.
행복하셔서 좋습니다. 미끄러 진다니까요. 벗님^^!
얼마나 가치로운 일인가
오늘도 감동 먹고 갑니다.....
아잉 미워라
나도 저렇게 누어보고 싶은데
아이참
날이 풀려서
아잉 미워 벗님
섀도우님도 호수공원은 마니 가보셨지요
여기 와서 호수가 얼어붙은 모습은 두 번 본 듯 하네요..
저 날은 너무 추워..누워볼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아이는 아이인가 봅니다.
추위보다 호기심에 더 기우니..
어젠 포근하였지요
오늘 다시 추워지네요..
오늘은 바람도 심하고..
며칠 다시 추울려나 봐요..
감기조심요..
아프면 찐짜 서럽잖아요..*
넘 이쁘고 잔잔하고 폭신폭신 그리는 분위기
어디선가 마음착한 유령이라도 나타날것 같다는
곱디고운 추억을 차곡차곡 채우셨네요.
어디 눈 한바구니 보내 주실래요
멋진 눈바람 축제 한번 열어보게요 *
아로새긴 글 한밤 야경 눈속 모녀에 행복
아주많이 느끼고 다녀 갑니다
온가족 모두 건강 하시길
지금 날이 워낙 따스해져서 그리고 비도 내리는 바람에
눈들이 많이 녹았네요..이런 눈밭을 또 그리워할 날이
분명 오긴 할테지만..지금은 좀 지겹긴 하네요 ^^
몸치 작렬이라..추하다고 밀어내진 말아요!~ ㅋㅋ
지구가 어지러우면 그럼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으로 날아가버리는 거야?..
나비족들 다들 2미터가 넘는 키에 군살 하나도 없는 날씬 그 자체..
우리도 익룡타고 날라다니고 아..제발 디제이.. 턴테이블을 멈춰주세요..
난 밤시각에 위험하다고 절대로 못 나가게 했을텐데 벗님의 자유로운 사고..최고예요..
타천님꺼..
흔들흔들~~~까딱까딱~~~
나도 이 노래 들으면 몸이 절로 반응을 해요..
불혹 전에 배운 댄스곡..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가 한창이던..그 때 그 시절이 오버랩 되곤 해요..
난 그때..행복해 죽을 거 같던 시절이였는데..훗~~
몸치..?
아닌 거 아는데요..
저번에 발레며 요가자세며..제대로던걸요..^^*
어릴적 제 모습이네요.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은 뒷뜰 논에 나가 벌러덩 누워
도장을 찍곤 했지요.
뭐랄까? 그 느낌을...
다음에 벗님도 한 번 해보세요. 꼬~~옥
그동안 조금만 움직여도~~
차라리 오토로 놓고 담으시는것이 좋습니다.
디따 춥겠따~
한파와 폭설속에서
호수의 빙판위를 딸들과의 산책이
무한한 애정을 느끼게 합니다
마은 추억과 사랑~~~~듬뿍 주시구랴~~~~~~
울 아들헌테....큰따님 사진한번 더 보여 줄려고 했더니만
에공~~~~~~
이러다..벗님하고 ...사돈되는거 아닌지..ㅋㅋㅋ
나름 묘미가 있는 야경 아름다워요~
젊음이 좋긴 좋군요
쏭이 우나 덕분에
벗님은 늘 청춘이시겠어요~
소소하고 작은 일상에서도
삶의 가치외 의미를 두며
행복을 누리시는 벗님은 늘 멋쟁이~!
야경은 도무지 못찍겠어요..
핑계대자면..
구닥다리 쬐끄만 디카로는..저렇게 밖에..
그쵸..흔들린 샷..
나름 묘미가 있죠..?
소운님이 그렇다 해 주시니..
진짜 그렇게 보이는 듯~~
청춘이 아니라..
아이가 되어가는 듯..훗~
딸들 수준에 맞추지 않으면..
무시하고 왕따 시키거든요.
요것들 좀 컸다고..엄말 슬슬..무시할라 그래요.
그래서 쩐다~~나 ..엣찌있다~~나..
요즘 애들 잘 쓰는 말들 정도는..알고 있어야해요..ㅎ~
딸들 틈에 끼기 위한 엄마의 생존방식?? 풋~
멋쟁이란 소리..듣구 싶었었는데..
고마워요..소운님~~^.^*
일종의 감탄..
와우~~
멋진데~~
뭐 대충 그런 표현인 걸루 알고 있어요..
쉰세대..
그 말이 슬퍼요..
근데..요즘 애들식 표현..나름 재미있어요..훗~
소운님도 가끔 써 보셔요..^^*
좋은 엄마~~*^^*
행복한 딸들과 엄마의 모습~~
추운 겨울밤을 녹이네요~~ㅎㅎ
야밤에 벗님방에서 행복충전~~돌아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어여쁜 벗님~~~
그렇다 하데요..
아무리 힘들고 괴로와도..
웃을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날..삶이 웃음이 된다고..
이렇게 이 공간에다..
행복을 노래하다 보면..
내 삶도 행복으로 채워지게 되겠지요..
그리 믿으며..
써나님도 웃으세요..마니요..^-----^*
벗님...지금 울아들하고 애기하는라고 배꼽을 뺐습니다
지금 옆에서제 옆에서....인터넷에서 배운 요가 한다고
몸을 비비꼬고...앉아있는데.....이쁘기만 하면 된데요 ㅋ
PC 방에서 ...알바 하는데 지가계 ...사장 대신 바지사장 하고있거든요
사장이 은행원 정년 퇴직하신분인데 ..잘몰라서 아들한테 모든걸
다맡기고 ...월 급여 (고액) 로 받기로 1년 계약 했는데
가끔저도 용돈 타 쓰는걸요 ....이쁘기만하면 맛있거 많이 사주겠데요 ㅋ
이쁘기만 하면 됀다고 했다가....할머니한테 ..등짝 3대 맞았습니다..ㅋㅋ
아드님이랑 다정하신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엄하지 않고..권위적이지 않고..
친구처럼 다정하신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드님이 PC방에서 알바한다구요?
저번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공기가 너무 탁하던걸요..
목 아프다 그러진 않는지?
그래도 참 건실한 청년인가 봅니다.
몇살인지 몰라도..대견해 보입니다.
이쁘기만 하면 용서가 된다구요..? 훗~`
그 생각..얼른 고치라 그러세요..
내가 아는 어느 분이 계신데..
정말 얼굴 하나 보구 결혼했더랬는데..
지금은 착한 여자랑 한 달만 살아봤음 좋겠다 ..그러시더라구요..
외모도 외모지만..
마음을 먼저 보라..일러주세요..ㅎ~
등짝 맞을만 했네요..ㅋㅋ~`
날씨가 많이 쌀쌀 했죠....오늘 잠깐 밖에 나가봤는데 응달쪽은 춥던데요
금연건물 인 관계로 ..담배한대 피려면 20분은 걸어가서...왔다갔다 40분,,에고&^%$#
그거 괴찮아서...몰래 피다가 한번 걸린적 있어서.....ㅋㅋ
비공개 |
'♥사랑 > 딸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피소드 (0) | 2010.03.06 |
---|---|
엄마하고 딸하고 3탄 (0) | 2010.02.20 |
엄마하고 딸하고 2탄 (0) | 2010.01.16 |
딸들과의 인사동 나들이 (0) | 2009.12.21 |
그냥 이뻐서.. (0) | 2009.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