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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열일곱 이야기

널 그리며..

by 벗 님 201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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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12.17  일기

 

 

 

 

정애에게서 편지가 왔다.

나를 위하는 나의 친구..

외로와도 울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너 때문이였을까?

편지지가 아주 예뻤다.

오늘은 온몸이 오싹하도록 차가왔지만 ..

정애의 편지글 하나로..

내 마음은 눈물로 쏟아질 것만 같은 충만함을 느끼운다.

 

 

 

 

 

 

 

 

 

 정애야..

 

우리들이란?

스치우는 바람일랑 되지말자..

차라리 한 떨기 낙엽이 되자.

그래서 서로가 초록빛 무성해질 때까지

서로의 밑거름이 되기로 하자.

 

혹시나 얄미운 바람이 불어

멀리멀리 떨어지게 될 땐..

낙엽이 뒹구는 소릴 들어보렴..

그 소리에 슬픈 내음성이 들리더라도..

그건 결코 슬퍼서가 아니란다.

 

이세상에 사랑할 수 없는

그 무엇때문이란다.

때론 증오스럽기까지 한..

나를 방황하게 만드는 것..

 

그러나 난 결코 얽매이고싶지 않다.

내 나름대로 내 인생을 설계하고

지치도록 열심히 살고싶을 따름이다.

 

정애야..

요즘은 나약할 대로 나약해진 나를 느끼운다.

이젠 강해져야겠다.

너도 강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나의 계절은 가을이란다.

봄..여름..겨울..

모두 나름대로의 아름다움과 낭만이 있지만..

낙엽이 흩뿌리는 가로수..

길가의 벤치가 홀로 외로워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의 끝없는 대화..

 

우리 삶이란 황무지와 같은 걸거야..

우리가 이 황무지를 어떻게 개척하느냐에 따라

옥토가 될 수도 있고

초록이 무성한 대지도 될 수있겠지.

 

물론 여기엔 참을 수 없는 고난과 역경이 따르겠지만..

이 고난과 역경이 있기에 삶은 더욱 가치있는게 아닐까?

 

 

모든 만물이 잠든 밤..  널 그리며..

 

 

 

 - 열일곱 벗님 -

 

 

 

 

 

 

 

 

대답해 주십시요.

내가 누군인가를 대답해 주십시요.

 

죽음보다 무서운 성 안에

가슴 찟는 죄인으로 우는

 

내가 누구인가를..

 

나는 당신의 누구인가를..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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