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열 일곱의 낙서..
친구란 무엇일까?
과연 어떤 존재이기에 나의 이 맘을 이토록 울리게 하나..
나 지금 외로와도 결코 외로운 것만도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도
그건 위선에 지나지 않는다.
언젠가 바닷가에서 손가락 걸고 약속한 우리의 우정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그렇게 기약없이 사라지고
물빛 갈매기의 외로운 날개짓만이
텅 빈 내 가슴에 내려앉는다.
어쩌면 그건 진실한 우정이 아니였는지도 모르지..
그래..그건 우정이 아니였다.
결코 우정일 수가 없다.
이렇게 쉬이 무너지는 것이 우정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나아..
너 지금 내곁을 떠나도
나 별다른 허무를 느끼지 않는다.
네가 가버렸다고 해서 슬프지도 않다.
그리고 네가 미워진다. 자꾸자꾸..
그러다가 어느날은 너무 그리워지곤 한다.
허나 그건 잠시..
이제 난 널 잊기로 했다.
내가 널 잊는대도 넌 하나도 외롭지 않겠지..
넌 이미 날 잊고 있었을테니..
미련이 머문다.
잔여울이 일렁인다.
아니다. 아니야..
난 위선자가 되고 말았구나..
모두가..모든 것이 ..
무의미해지고 싫어진다.
나 때문이야..
다 나때문이야..
너무 좋았기에 너무 미운 너때문에
난 외로움만을 잔뜩 지닌 소녀가 되고 말았다.
바닷가 소녀도 ..
추억의 벗님도..
동네꼬마아이들이 불어대던 비누방울마냥..
그렇게 허무하다.
이제 모두 가버렸으니 ..
내게 남은 건 저 하늘 별님밖에 없구나..
별님밖엔..
저 별님밖엔..
왜?
그래..세상은 그런거야..
다 그런거야..
그렇게 변해가는거야..
항시 따스한 엄마의 품속처럼
그런게 아니야..
아니야..
- 열일곱 벗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