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11.1
어느새 가을날의 절정을 넘어선
언제나 그랬듯이 잎 떨군 앙상한 나뭇가지새로
11월의 첫하루는 흘러갔다.
이제 더 이상의 방황은 하지 말아야지..
결국 여기까지 와 버렸으니
뒤돌아 가려니 그건 위선이고 비겁이 되고 말진대..
열심히 살아가자..
결론이야 어찌 되었건
열심히 노력했다는 느낌 하나만으로
삶에 있어 보람일 수도 있는게 아닐까?
사랑..
난 사랑 할 줄도 ..받을 줄도 모른다.
어쩌면 이다지 바보스러울까..
모든 걸 잊어버린 채..
백지의 순백색으로 돌아가
먼 옛날의 철없이 웃었던 나이고 싶다.
많은 고뇌.. 찌든 내 모양이
그 누구에게 초라해 보인다고
마음마저 초라해 질 수야 없다.
적어도 나는 사랑스럽다.
그리고 사랑을 머금은 한 잎파리 초록이다.
물든 하늘에 젖어드는 그리움을
눈물로 깨끗이 지워버린다.
그래.. 이제 모두 지워버렸다,
깨끗하다..
맑고 허전하다..
서글프다..
밉고 사랑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
사회의 무리속에 난 젖어들기 싫다.
외로와고 좋고 혼자라도 괜찮아..
더 이상 날 괴롭히고 싶지 않다.
모은 걸 외경하며 바라보리..
내 시야의 하나하나를
그 옛날 벗님이 만큼 사랑하며..
내 삶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야지..
께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오늘 위에 서 보자..
흔들리지 말고 똑바로 앞을 바라보며..
- 열일곱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