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8.9
벗님에게는 편지가 잘 도착했는지 모르겠다.
우리들의 사연도 저 베르테르의 애절한 사랑이 깃들은 글월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영혼마저 불사르는 거룩한 애원..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받는 사람도 눈물로만 사랑을 가리운 채
그렇게 슬프기만 했다.
사랑이 무어길래 우리는 이토록 허덕이며 사랑을 갈망하고
온밤을 새우도록 목말라 했는가?
눈물이 난다.
눈물은 실로 그 사람의 최대의 진실이리라..
베르테르여..
당신의 녹색빛 자연을 이 조그만 소녀는 너무도 사랑한답니다.
당신이 온맘으로 사랑했던 당신의 롯테처럼..
베르테르여..
당신의 숭고하고 성결한 사랑을 이 소녀 또한 간직하고 싶습니다.
베르테르여..
당신의 슬픔은 저로 하여금 끝없는 동경을 일게 하였답니다.
왜냐구요?
저는 사랑한답니다.
이 세상의 행복 보다도 기쁨과 환희보다도 슬프도록 아름다운 것들을 ..
그리고 수정처럼 맑디 맑은 눈물의 보석을..
당신의 고독과 당신의 눈물과 당신의 방황과 당신의 롯테를..
베르테르여..
가르쳐주세요.
당신이 가신 그 길이 진정 꼭 가야만 했던 길인가요?
왜?
왜?
당신은 바보로군요..
당신의 롯테가 얼마나 슬퍼하는지를 당신은 모르셨나요?
아니.. 당신은 바라셨던거예요.
롯테의 눈물을 ..
그 사랑스런 눈물을 당신 위해 흘려주기를..
이 소녀 또한 이토록 슬픈건
아마도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나 봐요..
사랑은 순결한 거예요..
그래요..
순결한 사랑 앞에선 죽음조차 두려울 리 있겠어요?
이 현실은 너무도 메말라 있답니다.
당신의 그 풍만했던 감정도 이 사회는 모른답니다.
그래서 전 슬프답니다.
저에게 사랑과 자연과 순결을 일깨워 주신
베르테르여..
부디 천국에서나마 그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열일곱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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