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여린 미소가 내게로 떨어진다
빛바랜 종이위로 퇴색한 가을이 뒹굴고
너와 내가 접어둔 밀어속으로 밀려온다
하얗게 사랑을 뱉으며
바람이 앗아버린 내친구
어제도 오늘도 나를 휘감았던 꽃넝쿨이
몇번쯤이 환상이였고 진실이였나
종일토록 흐느껴 우는 이파리 하나의 음률로
코스모스 내친구는 새하얀 이별곡에
착한 눈물 적셔보낸다 하였지
실오라기 가을날을 너와 내가 사랑했건만..
- 841015 -
문득.. 코스모스에 대한 글을 찾다 보니..
열여덟 모퉁이를 돌 즈음에 써내려간 ..
참 유치했으나.. 참 아렸던..
꽃잎처럼 여리디여린 열여덟살의 마음..
학교담장을 둘러 코스모스가 울긋불긋 고개를 내어민다.
온 담장을 둘러 웃을때면 네게도 한 잎 띄워야지..
꼭 널 닮았으니까..
하아얀 코스모스의 해맑음이 너의 짙은 우수와 닮진 않았지만..
어쩌다 웃는 너의 하얀 미소와는 흡사하다.
오늘은 그다지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고..
봄날마냥..화사한공간들 속에
나도 푸름을 안고 흡수되어버린 듯..
아~영원한 오늘이 있을 수 있다면..
황토의 대지엔 조그만 인생들이 꿈틀거리고
그 너머 들판에는 더욱 강한 생명력이 강렬히도 몸부림한다.
또 그 너머 저 초록의 숲은
서늘한 가을의 경지를 넘어 지나간 여름날을 연상케한다.
한 쌍의 빠알간 장미가 정열을 잊어버린 채 한 잎 두 잎 고개를 떨군다.
그러나 결코 고독하지도 애절하지도 않다.
막연히 나름대로의 삶에 순응하는 숭고함..
잔디를 베고 하늘에다 무색의 물감을 휘갈기니
아~메마른 내 갈등 위로 포스근한 구름이 덮친다.
오늘은 외롭지 않아서 좋은 날이다.
- 840924-
-열일곱 벗님-
'♡마이 포임 > ♣추억한다는 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0) | 2009.10.18 |
---|---|
오늘도 너를 그린다. (0) | 2009.10.17 |
별.달.우정2 (0) | 2009.10.16 |
별.달.우정1 (0) | 2009.10.10 |
꽃주정# (0) | 2009.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