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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우중 산행-북악산

by 벗 님 2009. 7. 20.

 

 

 

 

북악산 산행..

안국역 2번출구 10시..

신분증 필히 지참..

샤론 언니로 부터 날아온 문자..

 

이번엔 왠지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선뜻 간다는 말이 안 나와..미루다..

'나..내일 산행 갈건데..같이 갈래요..?'

'내일 사무실 손님 오기로 했어..'

왜 자꾸 미안해지지..

 

 131을 누르니..

서울 비올 확률이 오전 100%..오후 90%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젠 샤론언니에게 확인전화같은 거 하지 않는다.

무조건 떠난다는 걸 알기에..

밖은 비바람이 거세다..

그러나 개의치 않는다.

 

 

떠날거니까..무조건..

 

 

 

 

 

 

 

 

다른 날보다 이른 새벽잠을 깨운다.

창밖의 하늘은 찌푸렸으나 다행히 비는 듣지않는다.

괜히 서운하네..비 와도 괜찮은데..

블로그 친구님들께..아침인사 올리고..

아이들 등교시키고..내남자 아침상 차려두고 ..

총총 ..떠난다..산으로..

 

 

 

 

 

오늘의 목적지인 북악산..

청와대 근처라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통제 되다가

최근에 개방된 곳이라한다.

산행이라 하기엔 짧은 산책같은 코스였지만..

개방된 기념으로 한 번쯤은 예의상 올라봄직한 산..

 

 

 

 

 

 

처음 만나는 분들..

샤론 언니 또한 아리님만 빼고는 다들 처음뵙는 분들이라한다.

소박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오늘의 동행인들..

사람은 참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기 마련인 듯..

 

꽃에 대해 참 무지한 샤론언니..

아마 도라지 꽃을 보며..

나팔꽃 아니냐고 아리님께 묻고 있는지도..

 

 

 

 

 

 

북촌 한옥마을을 지나는 길에 만난

옛스런 정취가 가득한 이 집..

이 한옥 앞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차마 삐그덕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 보진 못하구..

 

 

 

 

 

집 앞 길가에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깃든 작은 화단을 꾸며놓았는데..

접시꽃이며..분홍 장미며..도라지 ..나팔꽃등..온갖 꽃들을 피워 놓았다.

그런데 저 꽃..모양새는 꼭 백합을 닮았는데..

불혹을 넘기던 어느 날부터 나를 사로잡던 저 바이올렛 빛깔..

저 꽃의 이름을 모르겠다.

처음 만나는 고혹적인 여인네를 닮은 ..

나의 불혹도 저 바이올렛 빛깔을 닮아가면 좋겠다.

참 좋겠다.

 

 

 

 

 

전직 대통령들이 한번쯤은 거닐었을 길..

길이며.. 계곡이며..반듯반질..잘도 정돈되어 있다.

오르는 내내..내려오는 내내..만나게 되는 나무계단..

나는 계단길이 싫다.

 

산길은 산길다워야..

흙을 밟고 돌부리에 채이며..

그렇게 걸어야 맛이지.

 

 

 

 

 

 

산정에 올라 잠시 쉬는 동행인들..

샤론언니의 미소가 참 싱그럽다.

엄지를 치켜세운 이 팀의 총무님..총각이라 한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너무 많고..

그렇게 좋은 사람들 중에 너무 착해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언제나 손해만 보고 살아갈 듯 해서..

그렇게 착해 보여서..

괜히 마음이 가는..그런 사람..

 

 

 

 

 

마침..이곳에 도착할 무렵..

후두둑~~소나기가 쏟아붓기 시작한다.

이 곳에서 신분증을 제출하고..간단한 서류를 작성한 후..

출입허가증을 발급받아야 북악산을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산행 내내..사복차림의 군인들이 둘씩 조를 맞추어 지키고 서있었다.

행여 출입증이 옷속에 감추어져 보이지 않으면..

가는 길을 제지하며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비가 잦아지는 듯도 하였지만..

가는 내내..비와의 동행..

우의를 입은 몸안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열이 많은 샤론 언니..결국 우의를 벗어버리고..

그냥 비를 맞기로한다.

 

 

 

 

비에 흠뻑 젖은 샤론 언니..

우의가 답답하다며 벗어버리고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았다.

언제나 푸근하고 세상사를 초탈한 듯한 언니..

언니를 안 지 3년 째이다.

이제껏 개인사는 절대 입밖에 드러내지 않았었는데..

산행 중에 간간히 내비치는 언니의 이야기..

 

센타라는 곳이 그렇다 .

이 말 저말..사람들이 남말하기 좋아하여..

자칫 방심하면 별의별 개인사가 남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쉽상이다.

 나도 그렇고.. 언니는 그런 면에서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서로가 개인사는 묻지 않았었는데..

산행을 함께 하면서 ..언니의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 기회가 오구

알면 알수록 참 좋아지는..미소처럼 가슴 또한 푸근하고 넉넉한 샤론언니..

 

 

 

 

 

 

북악산을 넘어 하행한 곳..

한참을 걸어오니..청와대 앞..

기념촬영 한 컷~~

오늘의 동행인들..참 소박한 사람들..

소박하다는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리는 사람들..

 

 

 

 

 

 

 걸어걸어 경복궁앞..

 때마침 수문장 교대식을 하는 풍경..

 일부러 시간을 맞춰야 볼 수 있는 광경인데..

 지나다 우연히 만난 반가운 정경..

 

 

 

 

 

걸어걸어..다시 도착한 곳..

인사동 입구 ..

대구에서 올라와 내가제일 가고 싶었던 곳 중의 한 곳..

아이들 데리고 와 보았던 곳..

내남자랑 데이트삼아 서너번 와봤던 인사동..

기대만큼은 아니였지만..아이들과 다시 와보고 싶은 곳..

그리고 인사동 하면 떠오르는 내 고우신 벗님..몇 분..

 

 

 

 

 

서울 지리는 도통 까막한지라..

우리의 목적지인 피맛골..

나는 무슨 개울물이 흐르는 계곡쯤으로 생각했었는데..

뭐 임금님이 행차하실 때..피하라..그래서 피앗골이래나..?

옛추억과 전통이 어린 곳이라 하는데..

저렇게 역사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다 무너지기전에..때맞추어 잘 왔다며..

 

 

 

 

 

 

산행후의 뒷풀이 장소..

한 때는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던 유명한 곳이라 한다.

아담한 기와가 정스럽다.

모두들 허기진 상태라 발걸음이 빨라진다.

 

 

 

 

 

매콤한 낙지볶음과 알큰하고도 시원한 조개탕..

오늘 우리들의 속풀이 음식..

조개탕을 담은 저 찌그러진 양푼이..또한 한껏 정스럽다..

 

 

 

 

 

 

살아갈수록..

옛것에 대한 향수는 짙어가고..

사라져 가는 것..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그리움만 쌓여가고..

 

아리님이 샤론언니와 나를 버스타는 곳까지 배웅해 주신다.

아쉬운 작별의 악수를 나누고..

기약없는 재회를 약속하고..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버스 안..

샤론 언니는 절대 드러내지 않던 속내를 살짝 비추인다.

샤론언니의 깊은 이야기는 나혼자만 간직하기로 하고..

 

나 또 버스 잘못 탔네..

고지가 바로 앞인데..

버스가 획 방향을 틀어우리집과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

결국 세 코스나 더 가서야 내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왔네..

오늘 도대체 얼마를 걸은건지..

산행거리보다 보행거리가 더 길듯..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마치 환영의 폭죽이라도 터뜨리듯..

잠시 소강상태이던 빗줄기가 세차게도 내리친다.

 

 

 

참..오늘은 절묘한 날이다.

비가 나를 엄청 배려해준 날..

 

고맙다.비야..

 

널 사랑해..

 

참 사랑해..

 

그거 알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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