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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우중산행2-예봉산

by 벗 님 2009. 7. 15.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참석하신

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실 고은손 회원님들..

난..아직 서먹한 이방인..

내가 참 못하는 게..어딘가에 소속되는 거..

그리고 사람들이 많은 모임같은데 가는 거..

그러나 산이 중간자가 되어 어쩌면 자연스레 고은손의 일원이 될 수도..

우중에 이만큼이면..날 맑은 날엔 참 많이들 오시겠지..

 

 

 

 

 

 

산행을 하지 못한 것이 끝내 아쉬운 샤론언니..

비가 조금 잦아들자 ..산책처럼 나서보자며..

누군가 세 사람은 이미 약수터쪽으로 올랐다며..

나를 채근한다..

반가운 마음에 나도 따라나선다..

비오는 날엔 비를 맞아야하고..

오늘처럼 억쑤같이 쏟아지는 날엔 흠뻑 젖어야 하고..

그래야 비를 사랑하는 사람의 비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이미 등산로길을 점령하고 흐르는 물줄기..

길이 야트막한 개울이 되어버렸다.

샤론언니와 난 신발을 벗어버리고 맨발로

저 시원한 물줄기를 밟으며 걸어갔다..

완전 자연지압이라며..너무 좋다를 연발하는 언니와 나..

가만보면 샤론언니랑 참 잘 통한다니까..

우리 등산화를 들고 가시는 가을비님..

맨발로 조심히 걷느라 느릿느릿한 우리발걸음에

보폭을 맞추어 주시느라 지루하기도 하셨을텐데..

 

 

 

 

 

 

저만치 앞에서 늦어진 우리를 기다려 주시는 일행들..

개망초 하얗게 흩뿌려진 들녘 너머의 사람풍경..

하얀 기다림이 있는 풍경..미치게 이쁘다..

사람도 ..개망초도..

 

 

 

 

 

 

저 멀리서 뛰어오는 샤론 언니..

개망초 들숲길을 가르며 기다리는 우리를 향해 뛰어오는 샤론언니..

늦어진 이유는 상상에 맡기고..

저 풍경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시길..

 

 

 

 

 

 

작은 다리가 끝나는 숲모퉁이에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

코스모스님이 몇개 따서 드셔보신다.

아마 조금은 남다른 감성을 지니신 듯..

별로 탐스럽지도 ..잘 익지도 않은 딸기를 먹어보는 것은..

어쩌면 옛시절에 대한 향수때문이였을지도..

그런 정서가 아직은 남아있기에 무심결에 나오는 행동이였을 수도..

 

 

 

 

 

 

 산길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줄기..

그 물줄기를 가르는 발걸음들..

태어나 이런 산행 언제 또 해볼 수 있으려나..

 결국 등산화안에서 내 작은 발이 질퍽거리고..

새끼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혔는지..따끔거리지만..

그게 뭐 대수일까..이렇게 신나고..이토록 행복한데..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한 우리들..

서로에게 물을 끼얹으며..아이처럼 장난을 하신다.

물을 보면 사람들은 물장난을 하고싶은 충동이 생기나 보다..

아이였을 때나..어른이 된 지금이나..

마음은 그 시절처럼 때론 천진해지기도 하건만..

가끔 그렇게 순수한 웃음도 웃기도 하지만..

어쩌랴..벌써 이만큼이나 살아버렸고..

그렇게 얼굴의 나이테는 그려지고 말았는 걸..

 

 

 

 

 

 

 

갑자기 눈앞을 가로막을 정도의 비가 쏟아 붓기에

정자 안으로 피신한 일행들..

남는건 사진 뿐이라는데..한 컷 찰칵~~

뒷배경으로 깔린 풀빛이 싱그럽다.

그리고 더욱 싱그러운 사람들의 미소..

 

 

 

 

 

 

일행 중 몇몇은 그 카페에 머무르고..

또 몇몇은 그냥 가기 아쉬워 산행이랄것도 없는 ..

산책같은 산행을하고 돌아가는 길..

아~~어쨌거나..비록 정상까지는 아니였지만..

원래의 목적이였던 산행을 한 셈이다.

 

 

 

 

 

 

그렇게 나는 내 생애 처음 밟아보는 예봉산 줄기를 따라..

내리는 비와 함께..참 행복한 산행을 하고 돌아가는 길이다.

아마 평생의 기억속에 이 날은 ..남을 것이다.

 

미소로..

행복으로..

그러한 이쁜 추억 하나로..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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