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에 나와 앉아 지나간 일들을 하나씩 불러본다.
소리없이 그 중 조금은 슬프고 조금은 아름다왔던 일들을
소롯이 마음에 담아본다.
살구꽃은 이울고 가지마다 상큼한 잎사귀가 돋아나고 있다.
그 애도 꽃처럼 왔다가는 내 마음을 한껏 헤집고는
라일락이 채 봉오리도 펴기 전에 기름내 나는 버스를 타고 떠나갔다.
지금은 라일락이 한창 허드러져 향기를 뿜어내고 있는데
나는 라일락 향기를 깊이 들이마시며 꽃말을 음미한다.
첫사랑의 추억
내게 첫사랑은 누구일까..누구였을까?
아슴히 떠오르는 추억의 사람들을 상기해 본다.
스치운 그 많은 이들 중..내 진정 사랑했던 이는 누구였을까..?
소녀의 꿈은 아름다운 첫사랑을 간직하고 싶다는 것이였다.
사춘기적 꿈을 먹고 사랑을 토해내며..
고이고이 가슴으로만 키워온 소망은
누군가의 첫사랑이 되고 싶다는 것이였다.
별이 빛나는 밤엔
왜 그토록 뒤척이며 잠못들어 했었는지..이제는 알 것 같다.
사랑이 그리웠던 것이다.
벗님이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내게 첫사랑은 벗님이였고
훗날 내가 나이를 먹고 먼 나라로 떠나는 순간까지
내 사랑은 벗님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토록 사랑했던 벗님..
벗님은 날 얼만큼이나 사랑했을까..?
-스무살의 벗님 87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