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께 올립니다.
아빠의 큰 딸..지금 아빠생각을 하며..
가슴에 흐르는 쓰림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눈물이 흘러 내립니다.
아빠..고생만 하시는 우리 아빠..
오늘이 생신 날인 줄 알면서도..
삶에.. 형식적인 삶에 얽매여..
보다 소중한 것을 한켠으로 물러놓고 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아빠..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엄마는 절더러 아빠 생신날..꼭 내려오라 하셨는데..
내일 시험이거든요.
너무나 착하신 우리 아빠..
못배운 것이 한이 된다 하시며..울음 우시던 아빠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국민학교 6학년 때였을 겁니다.
회사에 사표를 쓰시고 돌아 오신 아빠는 ..
우리들을 불러놓고는 감당하실 수 없는 눈물을 떨구셨습니다.
엄마도..나도..영문도 모르는 어린 동생들도 모두 울어버린..그날..
어린 마음에 복받쳐오르는 오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세상을 원망할 줄도 몰랐습니다.
단지 가난한 우리집의 기둥이 되어야겠다고..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다짐다짐..
이를 악 물고 다짐하였습니다.
남들 다 먹는 김치도 없어..
엄마는 산에서 나물을 해 와서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동생들은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안 먹으려고 하고..
아빠가 오시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아빠 상에는 그래도 싸래기밥이 아닌 잡곡밥이 있었고..찬도 있었기에..
아빤..언제나 반공기 정도 남겨두셨습니다.
동생들은 서로 먹으려고 하고..
아빠..
그래도 친구들은 모두..
제가 부러울 것 없는 부잣집딸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구김살 없이..남들 하는만큼 다 해주실려고
엄마 아빠의 마음고생은 오죽하셨겠습니까..?
아빠..엄마..동생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쓰리고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내 인생 전부를 희생해서라도
그 크신 은혜에 보답할 수만 있다면..그렇게 하고픈 심정입니다.
친구도 ..사랑도..벗님도 모두 포기하라면
두 말없이 포기할 수 있을 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낳으시고 길러주신 은혜..
이 세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사랑보다..
높고 귀한 사랑..
그런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천구백팔십칠년 오월에..
아빠의 큰 딸 ..올립니다..
- 스무살의 벗님 87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