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텃밭이다.
내 사랑 ..내남자와 쏭이가 텃밭에 물을 주고있다.
나는 성큼 자라난 푸성귀들을 디카에 담느라 바쁘다.
텃밭 모퉁이에 수줍게 피어난 돌나물과 돌미나리..
누구가 심어놓았는지 절로 생겨났는지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친다.
이 돌나물과 돌미나리를 뜯어 며칠 전..물김치를 담궜다.
엄마가 주신 노란 호박..
내남자가 좋아하구..나는 싫어하는..
호박 죽 쑤어먹고 그 씨앗을 잘 말려놓았다가 뿌렸더니
저리 통통하게 싹을 틔웠다.
이 옥수수도 작년 텃밭에서 수확한 옥수수를
거실 한 켠에 잘 말려놓았다가 알알이 뿌려두었더니..싹이 올랐다.
마른 씨앗이 움을 틔워 다시 생명으로 소생하고 자라나는 그 과정이
새삼 경이롭다.
다른 것 보다 일주일 늦게 파종한 열무..
그런데 그 자람은 하루가 다르고 결국 이 텃밭에서 제일 키가 크다.
어린 열무를 솎아내어 살살 겉절이해서 비빔밥을 해먹으니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요즘..우리 식구들 저 열무비빔밥만 사흘 째 먹구 있다.
내남자도 아이들도 자꾸 열무비빔밥만을 찾으니..
쏭이는 피자도 마다하구 오늘 저녁메뉴로 또 저 열무를 선택했다.
쑥갓.. 오늘은 이것도 솎아내어 가져왔다.
열무 겉절이 할 때 섞으면
쌉싸름한 게 더 맛날 거 같다.
케일이다.
쌈야채 종류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케일..
이상구 박사였던가?
몇 년전..녹즙운동이 한창이던 때 이 케일을 알게 되었는데..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몇 년을 견디며 살아내는 걸 보니
그 생명력이 참 질긴 듯 하다.
올해는 텃밭에다 심었다.
원없이 실컷 먹을 수 있겠다.
부추..
나는 부추가 다년생인 줄 몰랐다.
퇴비를 뿌리고 밭을 가는데 하얀 뿌리와 부추 어린 싹이 흙더미 속에서 튀어나왔다.
뿌리를 고이 캐어 밭 가장자리에 심어놓았더니
파릇파릇 ..키를 저만큼이나 늘여 놓았다.
아마 청경채일 것이다.
쌈밥을 너무 좋아하는 내남자를 위해 온갖 쌈야채 종류를 다 심었다.
종묘상에 있는 종류는 골고루 욕심껏 다 사다가 씨앗을 뿌렸다.
이건 이름을 모르겠다.
상추랑 닮았는데..잎이 더 여려서 내가 상추보다 더 좋아하는 것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이건 치커리 ..
잎들이 아직 어려 제 모양을 갖추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치커리일 것 같다.
깻잎..
내가 밭고랑을 만드는 사이
마음 급한 아이들이 빨리 씨앗을 뿌리고 싶다며 제일 먼저 뿌린 깻잎..
다닥다닥..드문드문.. 저리 씨앗을 뿌려두었다.
아욱은 또 왜 이 모양인지?
이건 우나가 씨앗을 뿌렸는데 씨앗들이 다 날아가버렸는지
저리 드문드문 싹이 올랐다.
내가 걱정을 하니 내남자...
아욱은 원래 늦게 올라 오니 좀 더 기다려보랜다.
그 말이 위로가 된다.
상추..
소복이 피어난 것이 꽃송이 같다.
작년에 여기저기 나누어 주었더니
다들 참 맛나다고 칭찬이 자자했던 상추..
올해도 맛나다 한 지인들에게 나누어 줄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기쁘다.
시금치는 씨앗을 남겨 두었다.
이거 캐 먹구 ..
다시 씨앗을 뿌려 계속 캐 먹을려구..
몇 년 텃밭농사를 하다 보니 요령도 생겨난다.
미처 씨앗을 뿌리지 못한 쌈야채는 모종을 사다 심었다.
고추랑 가지도 맛배기로 몇그루 심었다.
나같으면 한참을 걸렸을 일을
내남자는 금새 끝내버린다.
물을 뿌리는 내남자..
요즘 우리 둘 데이트 장소는 이 텃밭이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은 후..우리 둘은 이 텃밭에 물을 주러 온다.
물론 내남자 혼자서 물은 다 주고..나는 늘 디카질만 한다.
가끔 어린 잡초도 뽑아주고..
보면..내남자가 나보다 이 텃밭을 더 사랑하는 듯 하다.
나보다 이 텃밭을 더 사랑한다 해도 나는 질투하지 않을 것이다.
내 사랑 텃밭..내 사랑 내남자..
이렇게 함께 하는 나날이 있어 나는 더 이상 눈물짓지 않는다.
요즘.. 나는.. 참.. 행복하다..
- 벗 님 -
사랑 그득한 텃밭.
그리고 사랑 그득한 가족
내내 푸름푸름
싱싱 ~~싱싱~~건강이랑 사랑 가득 하시옵길...
비슷한 시기에 뿌린 우리 텃밭 꽃들은 어찌된 일인지
감감 무소식이랍니다
어제 저녁
우리도
이런저런 푸름
그득 그득 비벼 파랗게 먹었답니다
벗님~~^*^
참 좋은 하루 되세요.
저도 저렇게 좋은 남자가되야지 다짐합니다..^^
그리구 이건 텃밭이 아닌거같아요..
어디 고기집에 납품들어가는 농가같아요..ㅋㅋ
너무 너무 부럽습니다..
다짐하는 남자..
이미 충분히 좋은 남자입니다.
사진 속 ..모습..
다정하고 행복해 보였어요.
마니마니~~행복하게 해주세요..
뱃속의 아기까지..덩달아 행복해 하니요..^^*
태균님도 나중에 아기가 좀 자라면..
텃밭 하나쯤 가꾸세요..
아가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새싹들의 자람을 보여주세요..
꼴랑~다섯평인데요..뭘..농가씩이나..? ㅎㅎ~
저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들어요..^^;
아내보다 아이보다..
저부터 생각하는건 어쩔수없겠지요..
제 자신보다 더 가족을 사랑해야하는데..
아직은 멀었네요..^^
오늘도 행복 가~~득~~~
저건 분명 농사꾼 솜씨여~절대루 벗님이가 저렇게 잘할수 없어~~~
훌륭하네요~참 잘했어요~삼겹살만 사가면 되네요^^
놀러 가는 기분이겠다
알콩달콩 텃밭에서 데이트하면
푸르른 채소들도 신이 나서 푸른 키를 더 크게 키우겠다.
물 뿌리는 물줄기가 여름빛깔로 다가옵니다.
텃밭이 마냥 이쁘기만 합니다
날마다 가서 홀홀 불고 털어주는 유리알같은 푸른 식탁의 준비가 저렇게...
씨를뿌려 땀을 흘리고 결실을 맺는 하늘의 이치를
얼마나 알고 살까요...
비를 주고 햇빛을 주고 적당한 바람으로 올 한해도
아름답게 결실이 맺어갔으면 좋겠어요.
사진만 보아도 싱그럽고
기특하게 많이 자랐네요~
학창시절 밭에 김매던 생각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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