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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ce / Yuhki Kuramoto
86년 12월 23일. 화. 바람 .맑음.
아르바이트 교육을 하고 오는 길에 그애를 만났다.
반가왔다. 5일만에 만나는 너와 나..
나는 네게 좀 더 깊은 의미이고자 했다.
우리네 만남..
좀 더 가치롭게 꾸미고 정성들이고 싶었다.
울었다.
울지 않으려 마음도 다지지 않고..
바보처럼 눈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그냥 그렇게 울어버렸다.
너의 눈물을 난 보고 말았다.
목이 메여 떨리던 너의 음성을 난 듣고 말았다.
남자의 눈물..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진실이 용해되어 흐르는지 난 모른다.
그러나 느낄 수는 있었다.
그 눈물 속엔 모든 진실이 깡그리..가장 순수하게 녹아있음을..
모른다면..난 바보일게야..
그 애 앞에서 난 바보처럼 많이도 울어버렸던 것 같다.
그렇게 울고 싶었다.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내 간절함을 눈물로나마 알리고 싶었는데..
모르는 듯 했다.
몰라주는 듯 했다.
끝내 그렇게 굴복해버리는 네 나약함이 싫었다.
그러나 네가 날 사랑하는데..
너만을 좋아하겠다던 그애인데..
외로우면 글도 쓰고 ..울지 말라던 그애..
그토록 나를 사랑한다 해도 좋아한다 한 마디 하지 않았는데..
나를 사랑하는데..
나만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널 원망할 수 있을까?
너로 인해 얼마나 고뇌하고 방황하고 괴로와했는지..
가슴을 짓누르는 응어리..
그건 네가 준 쓰라린 눈물이였음을 난 알고 있지만..
그게 모두 나를 사랑했기에 불가피했던 일이였던 것을..
어떻게 티끌 하나라도 미움의 감정을 담을 수 있을까?
얼만큼이나 순수한 순간들이
우리 둘을 스치우며 지나쳤었는지..
우린 기억해야 한다.
알알이 엮어 추억의 문집 속에 꿰어두자.
심장 가장 뜨거운 곳에 다소곳이 놓아 두자.
2009.4.2.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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