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내 그리움은 이모였어요. 서울로 돈 벌러간 이모.. 일년에 두어번 볼까말까 한 울이모.. 하교길 땅을 보며..돌맹이를 툭 차며.. 점을 치곤 했어요.이모가.. 왔다..안 왔다..왔다..안 왔다..
어린 내겐 긴..긴..기다림.. 눈을 감으면 이모 얼굴이 보일까? 희미한 윤곽만 그려지고.. 그 위에 울 엄마 얼굴만 또렷이 겹쳐지고.. 끝내..이모 이쁜 얼굴은 그려지지 않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이쁜 탤런트를 보면.. 이모일까? 이모같은데?
울 이모는 내가 본 가장 이뿐 사람이였어요. 이모의 빨간 미니스커트.. 이모랑 함께 나가면.. 남자들이 한 번씩은 다 쳐다봤어요. 휘익~휘파람 부는 이도 있었지요. 나는 울 이모가 참 자랑스러웠어요.
나를 사랑해준..너무 이뻐해준..또 한사람..울 이모..
사람은 자기를 아껴준 사람을 기억해요. 사람은 자기를 이뻐해준 사람을 추억해요. 누군가에게 아낌받는다는..이쁨받는다는..느낌.. 그런 느낌이 얼마나 사람을 살맛나게 하는지..
이모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아이로 만들어주었어요. 이모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이쁜 아이라고 믿게 해주었어요.
오랜만에 온 이모를 끌어안고 통곡처럼 소리내어 우시던 외숙모.. 영문모르던 어린 나도 이모품에 안겨 울었던.. 나중에야 외숙모의 눈물을 이해했지요. 꽉 찬 나이에 시집가지 못한 이모가 외숙모는 부모대신인 본인 탓이라 한탄하셨던 게지요.
우리 숙이..나중에 이모랑 함께 살거지? 주저없이.. 당연한 듯..야무지게 고개를 끄덕이던 나..
그런데요..그랬었는데요.. 난..이모를 까맣게 잊고 살아왔어요. 오늘..문득 왜 울이모가 생각났는지 모르지만 난..정말..하얗게 지우고 살아왔어요.
어떻게.. 내가..
울이모에게 이럴 수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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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벗 님 -
참 좋은데...
나도 울이모를 잊고 살았네요
엄마 그리운 날
울이모 보고픈 날
벗님
그리움 그득한 날 되자구요~~~*^*
왜 이제 생각이 나지요
나두 이런 이모 있었으면 참 좋겠다
참 이쁜 글입니다. 그리움이 가득한.
너무 많은 날..무심했기에..
어린날 넘치게 받았던 이모의 사랑..
깡그리 잊고 살아왔기에..
미안하단 말조차..할 수 없어요..이젠..
가나..넘..사랑스럽구..
범일이..넘..의젓하구..
가나맘님..넘..대단하시구..
특히 막내 이모가 젤조아~
이모님도 조카님을 그리워하실지도 모르쟎아요.
하룻밤 긴 이야기면 그간 세월도 스르르 풀려날텐데요....
꿈에라도 한번 오시길 바라는데...
이모의 후덕함이 그립네요...
지금 나의 이모처럼 그리움이네요
이 그리움이 다시는 찾아낼 수 없게 된 것처럼
너무 아파서..
이 정체가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내 유년시절에 큰 자리였어요
어쩌면 엄마보다 더 큰, 위로였던 분..
벗님 이모님은 어디 계신가요
그리우시겠어요
그 시절도, 그 시절의 이모의 모습도..
저도 그렇습니다
곁에 있기만 해도 너무 좋고 든든했던 분..
감사해요. 벗님...
외할아버님..외할머님..일찍들 돌아가셔서..
어린 삼남매..참 고생들 많으셨어요.
막내인 울이모는 서울로 돈 벌러가셔서..
그렇게 홀로 객지 생활 오래 하셨는데..
지금은 김천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홀로 사세요..외롭게..
나 산다고 바빠..이모는 까맣게 잊고 살아왔어요.
정말정말 날 사랑해준 이모였는데..
어린날의 제 그리움 중..가장 큰 자리였었는데..
너무 죄송하고 미안한 맘..
더 늦기 전에
아이들 데리고 .이모님 한 번 찾아뵈어야겠어요.
그래야겠어요.
이 비 그치고..다시 환한 햇살 비추이겠죠.
사는 거도 그럴거라..
다시.. 햇살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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