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자정을 넘긴 심야에..CGV가서 이 영화를 보았다.
누군가 소리내어 꺼이꺼이~울만큼 감동이 있다 하길래..
난 순전히 그렇게 울고 싶어서..
공개적으로 소리내어 함 울어보고 싶어서..
아프거나 슬프거나 괴로와서가 아닌..
오로지 감동으로 울고 싶어서..
아..그러나 창피하게도 두 세번 병아리처럼 깜박 졸았다.
너무 깊은 시각이라 그렇다.
심야영화 오면 꼬옥 졸곤 하는 나..
그래도 꿋꿋이 따라나서는 나..
담엔 안 데려온다고 으름장 놓는 그..
♥
내남자가 중간에 자꾸 나갈려고 한다.
누가 이 영화 추천했냐며..괜히 따지듯이 말하고..
기분이 별룬 거같아 내내..신경이 쓰였다.
손 잡아 다독이며..'이왕 왔으니..끝까지 보구가요.'내가 달랜다.
달구지를 끄는 소의 힘겨운 발걸음이 클로즈업 될 때 마다..눈을 감는다.
차마..그 장면을 볼 수가 없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앙상한 한 쪽 다리도..차마 볼 수가 없어 고개를 돌린다.
항상 이런식이다.
영화 보러 가면..눈감고 귀 막고 깜박 졸면서 영화감상을 하니..
마지막..소의 마지막 숨이 다하는 그 순간..
결국..내 눈에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영화관을 나오며..차악~가라앉은 내남자..
그 영화..차마 못 보겠더라고..그래서 나가자 한 거라고..
이 남자..참 여리구나..
어쩜 나보다 더 여릿하구나..
어쩌면..나보다 더 마니 상처받고 아파하며..살아왔을지도 모르겠구나..
요즘들어서야 내가 그걸 느낀다.
20여년을 함께 한 후에야..그걸 깨닫는다.
난..지금껏 어디를..누구를..바라보며 살아온 겔까?
참..둔한 여자..아내..나..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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