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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내남자 이야기

주말 이야기 -명동-

by 벗 님 2009. 2. 6.

 

 

 

 

어제부터 졸랐건만..

'날도 풀렸는데..우리 산에 가요..넹~'

요즘 마음이 그렇지 않단다.

 

마음도 몸도 마니 지쳐보이는 내남자..

'산에 가서 머리도 식히고 풀고 오면 되잖아요..'

내키지 않은가 보다.

 

주말마다..산행을 즐기더니..몸이 마니 힘든가?

하긴..요즘 마니 지치고 힘들어보여 마음..짠하긴 하다.

'그래도 산에 가면 좋을텐데..' 궁시렁~거리니..

그렇게 가고 싶으면 혼자 가랜다.

혼자 아무데도 안가는 거.. 못가는 거..알면서..

 

 

좀 미안했는지..'우리 가까운 재래시장이나 갈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가까운 곳에 오늘 장날인 곳이 없다. 실망..

'그럼 명동이나 나가볼까?'

그래도 산이 좋은데..미련을 곱씹으며 따라나선다.

서울 주차비는 금값이라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한다.

 

 

 

 

 

 

 

 

 

가면서 늘 하는 잔소리..지겹지도 않나..

늘 고개 숙이고 땅을 보고 걷는 내게..

'사람이 앞을 보고 주위도 살피고 멀리 보며 가야지.'

'에그..또 시작이다.'

 

담배연기가 내게로 와서 찡그리니..반대편으로 오랜다.

'어딜가든 연기가 날 안 따라 올까..ㅋㅋ~'

내남자도 웃는다. 웃으니 좋다.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데..또 잔소리..

'주머니 손 빼고 가. 그러다 넘어지면 어쩔려구..'

내가 입을 삐죽거린다. 늘 ..하는 저 잔소리..에휴~~

'어떻게 당신하고 다니면 세 살 어린애하고 다니는 거 같애..'

 

아무리.. 내가 세 살처럼.. 그럴까..

 

 

 

 

 

 

 

 

푸하하~아침부터 이남자가 나를 웃겨준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 걸까..

매표소가 닫혀있어 자판기에서 표를 뽑는데..

이 남자..그걸 못해 헤맨다.

우리 둘 다 첨이라..

서너번 시도 했는데도 표는 안나오고..넣은 돈만 자꾸 토해낸다.푸하하~~

난 이 상황이 그저 잼나고 웃겨 죽겠다.

답답했는지..뒤에 할머니께서 우릴 밀치고 본인표를 뽑아 가신다.

안 갈쳐주고 그냥 가신다.

 

어찌어찌..차근차근..표뽑기 성공..

 

 

 

 

 

 

 

 

명동거리..

아침 이른 시간이지만 사람들이 물결처럼 흘러간다.

인파..사람의 파도..이방인들이 더 많은 듯 하다.

단체로 온 일본인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동남아..중국..간혹 서양인들도..

요즘들어..이런 사람들이 붐비는 시장거리를 즐겨 찾는 내남자..

의외다.

 

 

 

 

 

 

 

 

 

 

육류를 싫어하고 한식을 즐기는 내남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양식을 즐기는 나..

오늘은 왠일로 내 스타일대로 따라준다..

입구부터가 운치있고 멋스런 이곳에서..

나는 스테이크 정식을 푸지게 먹고..

내남자는 매운 칠리파스타만 먹고..

쬐금 미안하네..

 

 

 

 

 

 

 

 

'명동성당..명동성당..명동성당 갔다 가요.'

'여기까정 와서 명동성당도 못가구..' 내가 아이처럼 징징거린다.

'진작에 얘기하지..우리 완전히 반대편으로 와 버려서 이젠 늦었어.'

대신 조금 걸어가면 남대문이니까..남대문시장 구경하고 가자 한다.

아쉽지만..너무 아쉽지만..

 

남대문시장..

사는 거 처럼 사는 시장 사람들..휘이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

 

 

 

 

 

 

 

 

 

버스차창에 기대어 내남자는 졸고 있다.

 

집에서 푸욱..쉬고 싶었을텐데..

 

'고마워요..고마워요..정말 고마워요..'

 

 

 

- 벗 님 -

 

벗님!
우리 오랫만이다, 그렇죠..

나도 큰넘을 군에 보내고 한축울 비우니
마음이 허전한 것이 힘들었는데
녀석이 아주 잘하고 있다는 소식에
화이팅 하고 있다오..

힘든 것은 우리 뿐이 아니라오..
그래서 긍정의 힘을 믿고 있다오.

그 빈곳을 채우느라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데
어려운 터널을 벗어나
햇살이 비추고 있네요..

기축년의 우보를 믿어봐요..
소 걸음처럼 한발 한발...
워낭소리 아시잖아요..

사랑만이 그것을 넘어갈 수 있다..
아무리 높은 고개도...
괜스레..뭉클합니다..
모두들..안녕하신지요..

큰 아드님..군에 가셨군요..
마니..서운하셨겠습니다.
늦둥이 도련님은 여전히 씩씩하고 사랑스럽겠지요..
건강은 괜찮으신지요..

따스한 배려..늘..고마왔습니다.
표현은 못했지만..마음은..늘..그랬습니다.

시심님..안타까운 소식은..접했습니다.
마니 힘들어하시지 않으셨음 좋겠습니다.
길님이 이런저런 대소사..다 도닥여주시니..

저..여기와서도..이리..사랑타령만 하구 있습니다.
반가움에..묻어두었던 그 곳에서의 그리움이..다시..고개를 듭니다.

다들..평안하시겠지요..
그러하시겠지요..
그저 전할 길 없는 안부만 여쭙니다..

모두들.. 안녕하시길..
내내..평안하시길..

벗님~~!!
나도 오늘 서울 댕겨왔어요
올림픽대교 건너서~!!@%^

내남자

다정다감하시고
이해심 깊으신 분 같아요

그렇게
알콩달콩
백년해로 하세요~~!!!!
서울 간신다기에..
저녁 늦게나 오실 줄 알았습니다.
서울 공기..하늘..갑갑하시지나 않으셨는지..

내남자.. 글쎄요..
사는 거..부부들의 살아가는 모습..
별반 차이 나지 않을 듯..

뭐..늘 사랑스럽겠습니까..
미운 적도 많았고..
싫은 적도 있었고..
다툰 적도 적지않았지만..

다..지나고 나니..사랑과 연민..애틋함만이 남았네요..
또..미워하다..또..사랑하다..또..다투기도 하면서..살아가겠지요.

머리에 하얗게 눈이 내리도록..ㅎ~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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