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나의 이야기

별 헤는 밤

by 벗 님 2008. 7. 23.

 

  

 

 

     "엄마, 윤동주 오빠 시 외워 보세요."

     "오빠가 뭐니?  할아버지라 불러야 할 걸.."

     "사진 속 모습이 너무 젊고 멋진데.. 그냥 오빠라 부를래요."

     쏭이가 요즘 부쩍 윤동주에 관심을 갖는다.

     일기장에 독서록에 윤동주에 관한 글을 쓴다.

     올해 초, 독립기념관을 다녀 온 후

     거기에서 본 윤동주 시인이 마음에 와닿았나 보다.

     사진속..윤동주 시인 옆에 있는 문익환 목사님을 뵙고

     엄마 대학시절 몇 번 인상깊은 강연을 들었다고 하니..

     문목사님에 관한 이야기도 묻곤한다.

    

     새내기적..노천강당에서 하아얀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부치시고 강연하시던

     그 격정적이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결국 서점에 가서 '겨레의 마음에 별이 된 시인 윤동주' 라는 책을 사주었다.

     어느새  '서시'와 '별헤는 밤'을 외우고 있는 중인지..나더러 자꾸 외워보랜다.

     내가 틀리면 '엄만 왜 꼭 그 부분에서 빼먹어요?' 이러면서..

     아이들에겐 어떤 동기부여가 참 중요함을 느낀다.

     우리 쏭이가 윤동주에 관심을 갖고 그의 시를 외울 줄이야..고작 4학년짜리가..

 

     내가 윤동주를 정식으로 만난 건, 여고시절 담임이시던 국어선생님으로 부터이다.

     국어시간마다 읊어주시던 윤동주..그리고 선생님..

     "너희때는 길가에 구르는 낙엽만 봐도 까르르~하고 웃을 나이야."

     "책상을 쾅쾅 두드리고 발을 동동 구르며 그렇게 웃어도 좋을 나이야."

     언제나 살풋 미소만 머금고 마는 내가 걱정스러우셨는지..

     내게로 전해주시던 선생님의 마음..

     '뱀의 머리에 만족하지 말고 용이 되는 꿈을 가져라' 하시며..

      내 성적에 안주할까봐 걱정해주시던 그 마음..

 

     오늘은 윤동주와 문목사님과 선생님이 그리운 밤이다. 무척이나..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저항이란 항상 행동을 전제로 한다.행동을 앞세워야만 저항이성립될 수 있다.

    ☆ 빛은 어둠 속에서 탄생한다.그것이 빛의 근원이요 속성이다.

    ☆별을 위해서도 어둠은 필요하다. 별을 향한 기도는 원초적인 본능에 해당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동주는 깊은 애정과 폭넓은 이해로 인간을 긍정하면서도 자기는 회의와 일종의 혐오로 자신을 부정하는 휴머니스트다.

    ☆남을 이해하고 변명하는데는 너그러웠지만 스스로를 용서하는 일은 없었다.

쏭이...알수록 매력적인 아이네요
4학년에 벌써 윤동주에 관심이라..

그 감성, 그 순수, 그 열정..
엄마 덕이지 싶어요...

울 딸은 한참 김용택 선생님 시에 빠져있더만..

시를 알 수 있는 아이들..이었음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많은 책들의 홍수속에서...

따님도 님을 닮았을까..
외모보다는 맘이..

그러면..따님도
참 정결하고
고요하고
깊을 거 같습니다..
님을 닮아..

'♥삶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자장가  (0) 2008.08.22
추억 속 행복 하나  (0) 2008.08.11
보고시픈 맏엄마   (0) 2008.06.08
추억으로의 여행  (0) 2008.04.04
♥마흔번째 내 생일  (0) 2007.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