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내남자 이야기

술..한..잔..

by 벗 님 2008. 7. 17.

2008년 07월 16일

 

 


    

 

 

   쇼파에서 깜박 잠이 들었나보다..

   남편이 깨운다.

   애들은 어느새 자기들만의 꿈나라여행 중..

   술 한 잔 하러가잔다.

   술..한..잔..

   잠들기 전 다시는 열지 않으리라던 내 맘이

   이 한마디에 빗장으로 손이 간다.

   그러나 아직은 열지 않으리라..

   당신이 잠근 거보다 더 굳게 꼭꼭 걸어두고

   정말 정말 열지 않으리라..

   당신 문앞에서 더 이상 서성이지도 않으리라..

   깨어질 맹세를 자꾸자꾸 한다.

   그만큼 나도 힘들었노라.. 정말 힘들었노라..

   반항 한마디 해보는거다.

   그러나 술 한잔..

   당신이랑 한 잔 하고 싶다..

 

 

   자정을 넘긴 시간..

   새벽 4시에 라운딩 가야한다면서..

   라페를 걷는다. 오랜만이다.

   이틀이 멀다하고 거닐던 이 거리..

   이쁜 카페 찾아..

   분위기 끝내주는 bar를 찾아..

   심야영화 보러..

   우리 둘 사랑의 아지트였던 이거리..

   오랜만이다..가슴이 벅찰만큼..

   단지 나란히 걷던 이 거리를

   지금은 그가 앞서고 나는 뒤따르고..

   도란도란 정겹던 대화는 침묵이 되어 흐르고..

   그래도 숨통이 틔어온다..조금씩..

 

 

   그는 입에도 잘 대지 않으면서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곱창집으로 들어간다.

   소주든 맥주든 양주든 꼭 한 잔이 정량인 내가..

   매취순을 연거푸 넉잔을 마셨나보다..

   아릿하다..그가 피우는 담배연기 탓인지..자욱하다..

   아무말 없이 나는 마시고..그는 피우고..

 

 

   돌아오는 길..

   반바지 아래 그의 종아리가 눈에 들어온다.

   여자다리처럼 매끈하던 종아리가

   울퉁불퉁 근육질이 되어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렸나보다..

   그렇게 열심히 뛰었나보다..

   나랑 애들 먹여살리려고.. 콧등이 시큰해온다.

 

 

   오랜만에 내가 누울 잠자리도 깔아준다.

   오랜만에..

   오늘은 꿈도 없는 잠을 푸욱~

   달게 잘 수 있을 거 같다

 

좋죠...
그보다 더 좋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으리오..

난, 어제 망가졌다오.
대리,에 실려왔죠.
늘상 그래요..

그래도,
하품하면서
소유권 취득으로 간다오.
끝장을 보아야
하는 성격인지라..
망가진 모습..
왠지 귀여우실 듯..지송~ㅎ
오늘은 제 맘이 여유로와
살짝 농도 해봅니다.

건강 챙기셔요..
저, 장녀지만
친정오라비같이 걱정되네요..길님이..
마음 강건하신 분이니
몸 또한 그리 잘 여미셨으리라 믿습니다..
고맙우...
난, 아들만 넷인 집안에
셋째라오.
어떻게 보면 다행일지
모르지만 내 인생 내가 개척한
자수성가형이죠.

자식들에게
그걸 요구하죠..

애를 다섯 쯤
나려했는데
그를 성취 못한게
한이라우...ㅎ

그런데, 어리니까
그게 문제구만요..
욕심을 접을 수가 없다오.
산술계산이 잘 안되니까..
그래서 요즈음은
딸, 이야기를 안하고 있죠.

입양을 최근에 까지
생각했다가 포기하려는
마음이 드는군요.

옆방은 닫으셨우..(?)
무슨 일인지 몰라도
가끔은 불편한게 많아요.

난, 지금도 그런 걸...ㅎ
자기 위치를 지키는 것이
아름답고 보기도
좋아요...
같이 근무하던 직원이
퇴직해서 교회를 차렸어요..

차렸다, 이 표현이
너무 속물적인가 모르지만
한편으론 재미있어요.

매양, 이녀석 저녀석 하면서
부딪치다가 어느 때
목사님 해야 하니요...

난 어쩔 수 없는
속물 직장인이라오...
부정도 긍정도 하기 싫어요..
난 그래요...
달콤한 맛
고소한 향내
진한 사랑이 담긴 가정입니다.

작년 이맘때 삼개월동안
암센타 문병 다녀 오는길에
남편과 라페스타를 걷곤 했어요
때로는 호수 공원을 산책하기도...
여기서 차로 50 분 정도 거리인데
주중에는 저 혼자
주말에는 남편과 같이
힘든 줄도 모르고 다녔던
기억이 있어요.
차로 50분 거리..
그리 멀지 않는 곳이네요..
암센타..
그 곳을 지날 때면..맘이..
괜한 허무를 느끼게 되고
그래서 삶이 더 소중해지고..
라페거리..
흔들리는 네온처럼
휘청거리는 거리..
그러나..온갖 시름
풀어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외곽 순환도로 타면
중동 송내 이지역이 원활하면
40분도 안걸리는 거리에요.
늦은 저녁 둘이서
다정하게 손잡고 산책하고
일주일에 서너번은
퇴근길에 불러내어 술한잔 기울이고
금요일 저녁이면
심야영화 예약했다고 문자 넣어주고...
퇴근길에 검은 봉지에
간식거리 사들고 오고..

친구들은 많이 부러워하지요.
조금 닮았네요^^ 그렇지요?
어제도 닭똥집에 소주 한잔했어요.
못먹는걸 석잔이나 했더니...
곱창, 닭똥집
오빠(남편)는 좋아하는데 전 별로..

오늘도 근심 걱정 없는 평화로운 날 되세요^^


오빠..
아직도 그리 호칭하시는군요.
젊으시네요..
전 오빠에서 아빠로..
울 신랑, 딸 셋 키우시는 거죠..ㅎ~

사는 모습..
다들 비슷하군요.
무엇보다 소중한 신뢰..믿음..
그것이 사랑을 지켜줄 것입니다.
남편분의 지금 사랑
소중히 여기시길..
깨지기 쉬운 크리스탈처럼
소중하고 소중하게..
길님..
그래서 절 부럽다.. 하셨군요..
전 딸 부자집의 장녀..

다섯이나요..ㅎ~욕심두..
전에 말씀드렸듯이
이뿐 며느리 보시면
딸인듯 어여삐 여기시면..
기다리시기에..먼가요..
옆방..
아무 대접할 게 없어서..
손들이 오셨다 괜히 실망하실까..
차라리 잠궈둘려구요..

저희 외가댁 큰 오라비도
종가집 종손이신데..
목회자의 길을 가십니다..
문중 어른들과 갈등..심했었는데..
꿋꿋이 가시더라구요..

소중하다는걸 못느끼고 살았는데..
친구들이 일깨워 주네요.

검은 봉다리 한번 들고옴 좋겠다..
산책 한번 같이 같음 좋겠다..
대화한번 하기 어렵다.. 등등

소중하게 소중하게...
그럴게요.

그렇게 해서 다짐하고 다짐했던 고집이..
한잔술에 마음으로 무너지고 말았구만ㅎㅎㅎ
벗님 아주 잘했스^^
다음에는 이방식은 안통한단걸..
근데 무얼그리 서운하게 했을까나 ㅎㅎㅎ
남의집 담장너머가 궁금해지는 시간이라네
후훗~
남의집 담장너머가 궁금해지는 시간..
이 표현.. 참 절묘합니다.

뉘집 담장을 엿볼까..궁리 중..ㅎ~
그렇지요.
꽁꽁 닫아 걸고 다시는 열지 않으리라
그리
다짐하여도
남편의 한 마디에
가만 잡아주는 손의 따스함에
그만
스스로 그 다짐이 녹아지는.......

'♥사랑 > 내남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 접던 날의 편지  (0) 2008.12.28
흰 머리 뽑아 줄래..  (0) 2008.07.26
하이얀 와이셔츠  (0) 2008.06.17
바붕~!  (0) 2008.06.17
입술과의 전쟁  (0) 2008.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