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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모놀로그/☎독백1

내가 사는 이유

by 벗 님 2008. 7. 3.

2008년 07월 03일

 

 
 
새벽 깊은  이 시각에흥얼거리는 노래소리가 들립니다.
울 큰딸의 흥얼거림..
기말고사 기간이라 제 할몫 다 하구 누우려나 봅니다.
덕분에 딸곁 지킨다는 명분으로
컴 앞에 이리 늦은 시각 이리 오래도록 앉아 봅니다.

 

남편은 잠나라 깊은 곳 어디를 헤매일쯤인데도..
컴 앞에만 앉으면 나는 죄인이 됩니다.그가 싫어 하니까요..
딸들 앞에, 남편앞에 한가한 엄마, 한심한 마누라라는 오명을 얻을까
나는 조심조심 또 조심합니다.

 

 

 

언젠가 음악 틀구 자다가 그 음악이 잠결에 어찌나 선명하고 아름다운지..
깨어나 음악 들으며 컴 앞에 앉은 나를 보구
잠결에 외로웠다구 섭했다구 투정하는 남편..
그 날 이후, 새벽 이른 시간 깨어나도 나는 남편 곁만 지킵니다.
절대 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각자의 몫을 하러 떠난 후의 아침자리
잠깐 어제 일기쓰고, 알량한 글줄 부끄럽게 올리고..
나는 또 내 몫의 집안 일을 서두릅니다.
주부로서의 내몫을 말끔히 하려 하지만 늘 나풀거리는 먼지, 
나의 일상은 한 풀 먼지처럼 언제나 오점이 남습니다.

 

 

 

오전 내내 춤추고, 잠깐 공 치고..
자근 딸 오기 전에 얼른 잠깐 님들 방 방문하구..
늘 죄송합니다.여유롭게 차 한 잔 대접해 드리지 못해서..

 

저녁시간은 이미 나의 것이 아닙니다.
아니, 지금부터가 오히려 참다운 나의 시간입니다.
가족들을 위한 시간..이 글을 쓰면서 더더욱 소중해지는 울타리..

 

장미넝쿨, 찔레넝쿨로 담장 치고
마당엔 들꽃을 욕심껏 들여놓고 볕좋은 곳엔 텃밭도 마련하구
창에는 아침햇살 가득, 저녁별빛 가득..
햇살처럼 살고 별빛처럼 누울 행복 자리를 마련해 주렵니다.
소중한 당신 그리고 나의 분신에게..
 
이것이 내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가 됩니다.

 

 

 

- 벗 님 -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꼬가 쓴 ..책 제목도 가물 가물한 ...
책 내용들이 생각나네요..
결혼 10년차 넘어가고 주부의 삶이 마치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가족들을 위한 그런 자리 그런 느낌이 들때..
주부의 자리..아내의 자리..엄마의 자리..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세상 어떤 직업보다 훌륭하다는 생각..

하물며..내 사랑하는 남편..내 분신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집안을 청소하고..빨래를 하고..

결혼해서 계속 직장생활하고..

이제 가게 10년 가까이 하니 젤 부러운게 ..
주부입니다..

언제 쯤 집안에 들어 앉을까..

그 날이 기다려지네요..

벗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미우라 아야꼬가 쓴 '빙점'
아프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저두 내용은 가물가물..

새벽녘까지 공부하는 딸 지키면서
이 글을 썼네요..
아이들이 커가며 저 할 일 알아 하고
남편은 밖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자꾸만 좁아지는 나의 자리가
점점 초라해지는 시점..
그래서 남편은 자꾸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나를 채근하나 봅니다.

직장생활 할 땐
평생 이 짐을 져야하는 남자들이
참 불쌍타 여겼었는데..

클라~님, 열씨미 사신 거
그만큼 보람도 크시리라 생각됩니다.

소모적인 삶이아닌
생산적이 삶을 사시는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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