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질병이 도진다.
문득 찾아와 날 헤집고,
그렇게 무기력하게 만든다.
봄날은 화사하기만 한데,
내 맘에는 가을날 같은 서늘함이 흐느낀다.
비가 되어 흐르는 이 슬픔,
그저 살아간다는 일이
오늘 하루처럼 고단하고 서럽다.
그을린 노동자의 선한 웃음이,
길가에 쪼그린 할머니의 초라한 노점이
나로하여금
'너 왜 사니?' 하고묻고 있는 듯 하다.
치열하게살았노라!
나, 그렇게 최선을 다 했노라!
내 아이들 앞에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다.
우리 딸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리라!
다짐하며 살아왔건만,
내 작은 두 손 안에는 빈 바람만 휑~하다.
가진 것도 줄 것도 없이 나 무엇하며 살았나?
고개드는 이 모멸감
참 한심하게 어제도 오늘도 살고있다.
내일은 달라지리라 맹세도 해 보지만
자꾸만 뒤돌아보는 못난이가 된다.
앞만 보고 달리는 내 남자도
오늘은 무척 지쳐보인다.
나를 더욱 우울하게 하는 내 남자의 고단함
위로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오늘 나도 지쳐있다.
가끔씩은 이렇게 절망하고 싶은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
나더러 '자기애'가 참 강하다고 누군가 말했었지!
'그래, 난 나를 너무 사랑해.'
그래서 오늘 절망해도
내일은 희망처럼 웃을 수 있는거야!
이 추락과, 이 나락과 이 절망은
오늘 하루로 충분한거야!
나에겐
내가 사랑해야할 아이들이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내 남자가 있기에~
오늘은 내 자신이 너무나 싫었지만
내일은
나를
다시
사랑하리라~!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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