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추운 새벽..
PC방 다녀오던 쏭이의 다급한 전화..
"엄마, 엄마, 언능 나와 봐.. 달이 엄청 예뻐.."
"달이 산 넘어갈려고 하니까 빨랑 나와.."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아파트 앞 도롯가로 뛰어나간다.
"엄마, 엄마, 빨랑 바바..저기 산을 넘어갈라 해.."
봉긋한 상현달이 산언덕에 걸려 있다.
새벽 2시에서 3시를 향해 가는 새벽시간..
까만 하늘에 유난히 환하던 달님이 딸의 눈엔
참 예뻐 보였던가 보았다.
달이 예쁘다고 이 새벽에 엄말 불러주는 딸이
고마웠다.
또 어느 새벽..
산책을 나간 내남자의 호출..
밤하늘이 유난히 예쁘니 얼른 나와서 보란다.
또 후다닥 옷을 챙겨입고 아파트 뜰로 내려간다.
아파트 빌딩 사이로 보이는 초롱한 샛별과 초승달..
밤하늘이 예쁘니 얼른 나와서 보라고
마누라를 호출해주는 내 남자..
고마웠다.
P.S
2020년 6월 21일 부분일식이 있던 날..
오늘 못 보면 10년 후에나 볼 수 있다기에..
요즘 낮과 밤이 바뀐 쏭이는 알람까지 해두고 자더니만
결국 못 일어나서 포기하고..
내남자랑 우나랑 나랑 오후 5시경..부분일식을 보러 나갔다.
선글라스까지 챙겨 들고..
또렷이 보이진 않았지만 달이 해의 한 귀퉁이를 잘라먹은 듯한
부분일식을 볼 수 있었다.
십 년 후엔..
쏭이도 같이 볼 수 있었음 좋겠다.
아니..어쩌면 할미가 되어..
밤톨같은 손주랑 같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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