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산성을 한 바퀴 다 돌지는 않았다.
오늘은 보적사에서 잠시 머물다
양산봉으로 해서
산림욕장이 있는 산길을 좀 걷고 싶었다.
세마대 소나무 그늘에서 한참을 쉬다가
보적사로 향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지만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사찰이었다.
무엇보다 사찰 앞으로 확 트인 풍광이 압권이었다.
특히 저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저 자리..
오가는 사람들 누구나 한번은 멈추어 쉬어간다.
공양간 옆 툇마루에 앉았다가
나도 저 나무그늘 아래로 자릴 옮겨 참 오래 머물렀다.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든지..
보적사를 뒤로 하고 양산봉을 오른다는 것이..
나름 꼼꼼히 지도를 살펴보고 방향을 잡았는데..
시멘트 길인데다 계속 내리막이다.
에라 그냥 가는데 까지 가보자 하고 가봤더니
큰 식당들이 즐비한 마을이 나온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다시 왔던 길로 해서
처음 지도를 봤던 쉼터로 오른다.
산길을 다시 오르며 내 머릴 콩콩 쥐어 박고 심정이다.
이 정도면 길치니 방향치니 하며 변명할 수도 없다.
그냥 멍충이다.
쉼터에서 다시 방향을 잡고 양산봉에 올랐다가..
다시 쉼터로 돌아와 트럼펫인지.. 색소폰인지..
멜랑꼴리 하게 번지는 음악을 오래 감상하다가..
내 남자가 처음 나를 떨궈주었던 주차장으로 향한다.
'여기 오길 참 잘했다.. 잘했다.. 자주자주 와야지..'
마음으로 새김질을 하며 산을 내려간다.
멋진 하루였다.
- 벗 님 -
♬~ 나 없어라 / 범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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