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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머나 먼 하산길

by 벗 님 2020. 3. 6.

 

 

 

 

 

 

 

 

 

하산길..

 

백록담 바로 앞 나무계단에 앉아

 

휴게소에서 사간 김밥을 먹는다.

 

날은 포근했고

 

비가 올 거라는 예상과 달리 대체적으로 맑은 하루였다.

 

발아래로 구름이 흘러간다.

 

이곳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가다

 

내 앞의 여인네가 엉덩방아를 찧고..

 

조심한다고 했는데 나도 엉덩방아를 찧었다.

 

에라 모르겠다..

 

내 앞의 여인네도 나도

 

그냥 미끄럼을 타고 쭈욱 미끄러져 내려갔다.

 

꺄아악~~비명인지 탄성인지 모를 소릴 질러대며..

 

우리는 너무 신난다며 꺄르륵거렸다.

 

이후로..

 

내리막길만 나타나면 그냥 주저앉아 저리 눈썰매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갔다.

 

눈밭에 엉덩이가 축축해져도 그냥 쭈욱 눈썰매를 타고..

 

재미도 재미지만 사실 일어나 걸을 힘이 없어 더 그랬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조금 쉬려고 앉았더니..

 

이 곳 관리인 아저씨께서

 

지금부터 부지런히 내려가도 5시간은 족히 걸린다며

 

해 떨어지면 위험하니 얼른 하산하라며 재촉을 하신다.

 

 

 

 

 

 

 

 

 

 

 

조금 내려가다 보니

 

백록담과 진달래 대피소에서 관리하던 아저씨들께서

 

저 레일을 타고 퇴근하신다.

 

무척 부러웠다.

 

 

 

 

 

 

 

 

 

 

 

 

 

 

 

 

 

 

 

 

 

 

 

 

 

 

 

 

 

 

 

 

 

 

♬~ 천년을 빌려준다면 / 박진석

 

 

 

 

 

 

 

 

 

 

 

 

 

 

 

 

 

 

 

 

 

 

 

 

 

길고도 긴.. 멀고도 먼 하산길이었다.

 

처음 출발지였던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7시경..

 

거의 12시간의 길고도 힘든 산행이었다.

 

 

마지막 백록담을 바로 앞에 두고 가파른 계단길을 오를 땐

 

너무 힘들고 악에 바쳐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올 뻔했다.

 

 

남한 땅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이라서..

 

거기에 백록담이 있어서..

 

그래서 한 번은 올라봐야 했기에 올랐지..

 

두 번 오르라 하면 손사래를 치며 거절할 것이다.

 

그만큼 힘들었고 두 번은 오르고 싶지 않은 산이다.

 

한라산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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