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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초파일 나홀로 산행/무봉산

by 벗 님 2020. 5. 18.

 

 

 

 

 

 

무봉산 만의사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엔 인근의 사찰에 간다.

연등을 달거나 부처님 전에 기도를 드리러 가는 게 아니라..

단지 절밥 먹으러.. 일 년에 딱 한 번.. 간다.

오늘은 만의사 간 김에 화성시  최고봉이라는 무봉산 등산도 할 겸

아침 일찍 산정에서 먹을 샌드위치도 만들고 등산 채비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초파일 행사를 할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그제야 생긴다.

 

부스스 잠 깨어 지 방에서 나오던 우나가

" 엄마, 코로나 때문에 사찰행사 5월 30일로 미룬다던데.."

"그렇군.."

 

일단 내 남자 채근해서 만의사로 향한다.

간만에 ..정말 오랜만에 등산을 하기로 한다.

만의사 입구에 나를 떨궈준 내남잔 무릎 핑곌 대며

자기 의무를 다한 양 휑하니 가버리고

나 홀로 산을 오른다

 

 

 

 

 

만의사-쉼터-헬기장-아흔아홉고개-무봉산 정상-청려수련원

 

 

 

 

 

 

 

 

 

 

 

 

 

 

 

 

 

 

 

 

 

 

 

 

 

 

 

 

 

 

 

 

 

 

 

 

 

 

 

 

 

 

 

 

 

 

 

 

예상했던 대로 초파일의 산사는 적막했다.

만의사 입구의 산행로 들입머리로 해서 산을 오른다.

산 초입에서 애기별꽃이랑 양지꽃을 만나

그 곁에 주저앉아 한참을 있었다.

사월의 끄트머리에서 오월로 가는 연녹색 산빛은 싱그러웠다.

산 중턱엔 절정의 화사함을 뽐내던 산철쭉이 지고 있었지만

연분홍 꽃빛은 화사하고 하늘 했다.

 

산은 야트막했지만 오랜만의 산행이라 숨이 가빴다.

좋은 계절이라 산을 찾은 산객들이 많았다.

산바람 시원한 쉼터의 벤치에서 쉬고 있는데..

사진 찍으려는 엄마와 싫은 티 내며

마지못해 포즈를 취하는 아들..

괜한 오지랖에 사양하는데도 굳이

두 모자의 모습을 팡팡 담아주었다.

나중에 산 정상에서 보니 아빠와 함께였다.

난 달랑 두 모자만 산행한 줄 알고

그 엄마에게 아들과의 추억을 담아주고 싶어

굳이 사진을 찍어주겠노라 했는데..ㅎ~ 

 

 

 

어쨌거나 혼자만의 산행의 묘미를 만끽한다.

나 홀로 쉬고플 때 쉬고 가고플 때 가고..

산꽃 만나면 마음껏 인사도 나누고..

산정에서 한참 쉬다가 하산하는 길..

한적한 소나무 아래 자릴 펴고

아침에 내려간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는다.

 

 

눈 앞에 펼쳐지는 산빛이 하 곱다.

불어오는 산바람도 하 산들 하다.

이곳에 한참을 앉았다가 세월아 네월아..

유유자적 산길을 내려간다.

 

 

 

 

 

 

 

 

 

 

 

- 벗 님 -

 

♬~~산아/김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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