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만한 텃밭 하나 만들어놓고 보니..
하루라도 안 보면 궁금하고 걱정도 된다.
오후 4시경..
해거름이 길어지는 시간에 집을 나섰다.
♥
신리천변 자투리 땅에 하나 둘 ..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텃밭들..
땅을 파고 돌을 고르고 씨앗을 뿌리고..
허리 펼 새도 없이 정성을 다 하는 사람들..
신리천변의 버드나무에도..
연둣빛 봄물이 오르고 있다.
건너편에 땅을 일구는 사람들..
작년엔 없던 텃밭들이 하나 둘 생겨나더니
며칠새 빈 땅이 없이 주욱 텃밭이 들어섰다.
텃밭에 줄 물 뜨러 가는 곳..
고마운 누군가가 저리 길을 만들어 놓았다.
엊그제 심은 모종에 물도 주고..
잡초도 뽑고 돌멩이도 고르고..
고거 하는데도 허리가 고꾸라질 지경이다.
꼬깃해진 허리 펴고 집에서 준비해간
커피랑 단팥빵으로 텃밭카페를 차린다.
이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텃밭 가장자리에 놓아둔 편편한 돌덩이에 앉아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집에서 내려간 커피 한 잔 마시는
나의 하루 중 가장 아늑하고 평화로운 시간..
집으로 가는 길..
지난 가을..
보라빛 수레국화랑 노란 금계국 하얀 개망초 어우러져
너무나 아름다웠던 저 산 언덕배기..
초록나무도 다 뽑아버리고 산도 깎아버리고
공사 중이다.
아름답고 울창했던 산이
반 토막이나 잘려나가버리는 현장이다.
♬~ 나무의 꿈 /인디언수니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