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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내남자 이야기

세상 비바람 홀로 맞으며

by 벗 님 2020. 3. 20.

 

 

 

 

 

 

 

 

 

성산 일출봉 정상에서..

 

 

 

 

 

 

 

 

 

 

 

 

 

 

 

 

 

 

 

 

 

 

 

 

 

 

 

 

 

 

 

 

 

 

 

스무 살에 내 남자를 만났습니다.

 

같은 과 같은 학번이였지요.

 

내 남자가 공군 헌병으로 35개월 복무하는 동안

 

난 34번 면회를 갔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꼴이었지요.

 

 

 

8년 연애하고

 

캠퍼스 박물관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전공 교수님 주례 하에 대학 동기들과 후배들의

 

축복 속에서..

 

 

 

목숨 같은 두 딸아이를 낳아 키우며

 

25년의 세월이 흘렀나 봅니다.

 

좋았던 시절도 있었고 힘겨웠던 시절도 있었고

 

행복했던 날들도 있었고 살기 싫을 만큼

 

미웠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사는 일이 힘에 겨우면 난 늘..

 

내 남자 탓을 하며 미워했습니다.

 

세상 비바람 홀로 다 막아내느라

 

내남자 얼굴에 주름이 저리 패인 줄도 모르고..

 

 

 

사람들이 나더러 가끔 동안이라 말을 하곤 합니다.

 

그걸 옆에서 듣던 딸이 이리 말하더군요.

 

"우리 엄만 고생을 안 해봐서 그래요."

 

처음엔 딸의 그 말이 무척 서운했습니다.

 

"딸아, 엄마도 살며 마음고생이 많았단다."

 

"딸아, 엄마도 사는 일이 눈물겹게 힘들었단다.

 

그리 항변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니

 

나의 고생이라는 것은 집안 울타리 안의 포시러운 것이었습니다.

 

매서운 세상 풍파에 직접 맞서 싸워온 내 남자의 것에

 

비할 바 못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이제야 깨닫습니다.

 

사진 속 내 남자의 깊어진 주름을 보고서야..

 

울컥 미안해집니다.

 

 

 

 

 

 

 

 

 

 

 

 

 

 

 

 

♬~너를 위해 / 임재범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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