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나더러 자꾸 예쁘다고 한다.
잘 모르는 남자가 면전에다 대고..
"아니, 왜 이렇게 예쁘게 생겼어요?"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하고..
희롱당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상하기도 하고..
내가 당혹스러워 하니..
"요즘 그런 표현도 성희롱이 될 수 있어요. 조심하세요."
옆에 있던 민대표가 거들어준다.
그 후로 얼굴만 마주치면..
"아니, 왜 이렇게 예뻐요?"
주변에 사람들이 있건 없건..
하루에도 몇 번을 그 말을 반복한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나의 예쁨을 강요한다.
" 정말 예쁘지 않아요? 반짝반짝 빛이 나지 않아요?"
처음엔 이 사람이 날 꼬시려고 이러나..
그런 의구심도 들어 경계도 했지만..
지치지도 않고 그 말을 반복하니..
이 사람 눈에는 내가 정말 예뻐보이나 보다..
그런 진심이 전달되기도 하고..
어느새 그 예쁘다는 소릴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하도 듣다보니 내가 정말 예쁜 사람이라도 된 듯..
착각에 빠져들기도 하고..
묘한 행복감이 들기도 하고..
♬~ 미인美人 /이기찬
지천명을 훌쩍 넘긴 이 나이에..
어쩌면 여자라는 이름보다
그냥 아줌마로 불리우는 이 시점에..
내가 어디 가서 이런 찬사를 들을 수 있겠나..
어느 누가 그런 말을 매일 해주겠나..
앞으로 그 말을 못 들을 생각을 하니 아쉬운 마음마저 들었다.
마지막 날..
" 회장님 덕분에 예쁘다는 소리 원없이 듣고 떠납니다."
" 회장님 아니면 누가 제게 그런 소릴 해주겠어요."
"아니, 예쁜 사람보고 예쁘다고 하지..뭐라 그래요?"
그동안 튕기던 악수도 내가 먼저 청한다.
" 동탄 지나실 일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차 한잔 대접해 드릴게요."
" 건강하세요. 회장님..그동안 감사했어요."
많이 아쉬우신 듯..꼭 잡은 손을 놓으실 줄 모른다.
"다음 세상에선 밥이라도 자주 먹는 사이로 태어나요."
참 좋은 느낌으로..
스크린 골프와 회장님과 작별할 수 있어 다행이다.
그나저나 그동안 회장님의 예쁘다는 소리 듣는게 낙이였는데..
앞으론 그런 낙은 포기하고 살아야 하겠지..ㅠㅠ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