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 때면..
2단지 감나무의 감이 바알갛게 익어간다.
해마다 감나무를 담았기에
올해는 그냥 무심한 척 지나치려고 했는데..
♥
♬~
홍시 / 나훈아
왜..
어릴 적 내가 살던 가난한 송골새는
저 감나무조차 그리 귀헸을까..
달랑 한 그루..
뒷산 길가에 감나무 한 그루 있었다.
동네 아이들은 이른 새벽이면..
뒷산으로 가서 감나무 아래 풀섶을 헤집곤 했었다.
혹시 밤새 감이 떨어졌나 ..하고..
나도 그렇고..다른 아이들도 그랬을 것이다.
단 한 번도 감나무의 감을 딴 적은 없다.
어렴풋한 기억으론 감나무 주인장인 윗동네 할아버지가
호랑이라는 소문과..감을 따다 들키면 경찰서 간다는
소문 때문이였을 것이다.
희미한한 기억이라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그냥 운좋게 땅에 떨궈진 풋감을 몇 개 줏으면
그걸로 그날은 횡재를 한 날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저리 바알갛게 익지도 않은
퍼런 풋감 몇 개를 전리품처럼 줏어와서는
소금물에 절여두곤 했었다.
그렇게 일주일 열흘..삭혀먹으면 떫은 맛이 없어지고
먹을만 했었던 기억..
감을 줏으러 가던 새벽길..
우리 집에서부터 뒷산까지 가는 길가엔
졸졸 작은 개울물이 흘렀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얼마나 예쁜 길이였는지..
울 동네 젤 끝집,,뒷산 바로 아래에는
우리 동네에서 유일한 초가집이 한 채 있었고..
그 초가집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은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멋진 오빠가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그 집 앞을 지날 적 마다..
괜스레 콩닥콩닥거렸었던 아스라한
내 유년의 추억..그립다.
- 벗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