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당암문..
삐삐언니랑 사비나 생각이 난다.
셋이 참 자주 올랐던 이 곳..
저 문 입구에서 사진도 찍었었는데..
♥
참 무더웠던 9월 초입이였지만..
가사당암문을 관통하는 산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서늘할 정도였다.
백화사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올라온 어르신들 일행..
내가 나서서 가사당암문 앞에서 단체사진도 찍어드린다.
울아빠 생각이 난다.
좀 더 오래 살으셔어 저리 친구분들과 산에도 다니고
그리 건강하게 늙어가셨음 얼마나 좋았을까..
올라 올 때 내게 알사탕도 거네주시던 인상 좋아보이시는 어르신께서
자기네 맛있는 거 많이 사왔으니 같이 밥 먹고 가라 하신다.
진심이 느껴저 감사한 마음이였지만..
나는 일단 내 갈 길을 가기로 한다.
가사당암문 바로 위쪽 산그늘이 하도 시원해..
거기에다 자릴 펴고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거기가 명당자리인지..
잠시 후, 우루루 한 무리의 산악회팀이 자릴 펴고 점심을 먹는다.
한 남자가 날 보고
"야, 넌 왜 거기 있어. 일루 와.."
그러곤 내 얼굴을 보더니 깜작 놀라며 사과한다.
자기네 일행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남녀끼리 서로 허물이 없고 스스럼없이 반말을 하는 걸 보니..
동창생쯤 되는가 보았다.
오고가는 그들의 대화가 재밌기도 하고 정겹기도 해서
혼자 씨익 웃어가며 집에서 가져간 달큰한 황도를 베어물며
더위도 식히고 피로도 달래노라니..
내 바로 앞 나무 한 그루에 산딸나무 열매가 보인다.
산정에서 이리 산딸나무를 만날 줄이야..
반가웠다.
가사당암문에서 의상봉으로 가는 능선길은..
경관이 빼어나다.
의상봉에서 내려다 본 사찰들..
다음엔 반대 코스로도 올라 볼 것이고..
기을빛 하 고운 날엔..
날 잡아서 의상능선코스를 다 타볼 것이다.
1816
9월 초입의 햇살은 아직 따가웠고,,
무방비로 노출된 내 두 뺨은 바알갛게 익었다.
산을 오르면 감수해야하는 두 가지..
외모를 약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햇빛을 가린다고 가리지만..
얼굴이 산볕에 그을러
피부가 거칠어지고 기미가 생기기 십상이고..
종아리가 굵어져 치마 입었을 때..
종아리가 울퉁불퉁 밉상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산을 포기할 순 없으니까..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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