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하루..
어둠 짙어 가는 봄밤에..
내남자랑 우나랑 나랑..
정발산엘 올랐다.
♥
♬~달이 웁니다/울랄라세션
정발산의 운동기구는
웬만한 스포츠센타에 버금가는 시설로
잘 정돈되어 있다.
누군가 애써 관리를 하는 듯 하다.
어쩌면 이 곳에서 고정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끼리의
동호회 같은 게 있을 법도 하다.
밤마다 운동겸 산책을 즐기는 내남자..
걷는 거 좋아하고 운동하는 거 좋아하는 우나..
다행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정발산의 가로등이 점멸하는 자정이 다 되도록
운동 하다가 집으로 가는 길..
전원주택가 가로수 아래 남자아이 하나가
동그마니 엎드려 꽃을 심고 있다.
겨우 중학교 일 이학년 정도의 꼬맹이다.
굳이 꽃을 심을 장소가 아닌데..
이 야심한 시각에 자전거 끌고 아이스아케리카노도 한 잔 들고..
어둑한 공원길 가로수 나무 아래에다 꽃을 심고 있다.
그 모습이 의아하기도 하고 예뻐보이기도 해서..
멀리서 몰래 담았다.
우나 왈..
" 아마, 여자친구한테 이벤트 하는 거 같아."
" 아님 이 시각에 저기다가 꽃을 심을 이유가 없잖아?"
어쨌거나 예쁜 모습이다.
짜식, 커서 엄청 로맨틱한 사내가 될 자질이 엿보인다.
아파트 상가에 있는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집으로 간다.
일상적이지만 조금은 특별했던
어느 봄밤의 하루..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