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있는 솥뚜껑 삼겹살집..
어찌나 장사가 잘 되는지..
1호점 2호점 3호점에다 별관까지
길가에 나란히 세 건물이 다 이 솥뚜껑삼겹살집이다.
휴일 저녁 우리 가족은 이 솥뚜껑집에서 뭉치기로 한다.
♥
♬~ 이런 생각 한 번 어때요? /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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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선배 선거운동 도외준다고 휴일에도 학교에 간 쏭이 시간 맞추느라..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식당으로 들어서니..
빈 자리가 없어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들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혹시 2호점에는 자리가 있나 싶어 옆건물의 2호점에 가니
마침 자리를 파하고 일어서는 테이블이 있어..
서빙을 하는 아주머니께 여기 앉아도 되냐고 묻는데..
내가 아는 언니다.
아침에 에어로빅 할 때 제일 앞에서 제일 열심히 하는 K언니..
얼핏 이곳에서 알바를 한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하필 딱 마주쳐서 살짝 미안하기도 민망하기도 했다.
어쨌든 우리 가족이랑 언니랑 인사를 나누고 삼겹살 3인분을 주문한다.
언니가 써비스라며 양송이버섯을 한사발이나 가득 가져다 주고..
계란찜 더 줄까..뭐 더 필요한 거 없냐..묻는데..
사실 더 필요한 게 있어도 왠지 미안해서 주문을 맘대로 하지 못하겠다.
어쨌거나 집 바로 앞인데다 소문난 맛집인데도
우리 가족은 처음 와 본 솥뚜껑삼겹살..
뭔가 푸짐하고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맛도 괜찮았고..우리 네 식구 삼겹살 3인분에 볶음밥 2인분으로도
배부르게 먹었다.
나란히 3호점에 별관까지..삼겹살집이 이만큼 번창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마련..
솥뚜껑 위에서 삼겹살이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는데..
전에 같으면 고기 굽는 건 당연 내남자 담당이였는데..
이젠 컸다고 우나가 고기굽기를 자청하고 나섰다.
가만히 앉아 딸이 잘라주고 구워주는 고기를 먹는 기분 또한
새삼스럽다.
딸이 이렇게 컸나 하는 뿌듯함과 더불어 이렇게 우리 세대는
뒤로 밀려나는구나 하는 뭔가 모를 섭섭함..
이렇게 우리 가족 풍경도 조금씩 나이를 보태가고 있다.
푸지게 먹고 집으로 가는 길..
우나 말에 의하면 가격이 쎈데도 불구하고 이리 장사가 잘 되는 건
뭔가 비쥬얼이 푸짐하고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다음에 더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 같단다.
어쨌거나 난 맛나게 잘 먹었는데..
까칠한 내남자 다음에 또 오고싶단 생각은 들지 않는단다.
우리 작은 따님 쏭이는 맛난 고기 실컷 먹고 오늘도 퉁퉁 부어있다.
길가 애견샾에 강지들이 귀여워 구경하고 가자며 그리로 가는데
쏭이 저 혼자 터벅터벅 집으로 가버린다.
뒤늦게 사춘기를 앓는건지..
요즘 왜 저리 까칠하게 구는지..
얼마 전에 우나랑 둘이 감자탕 먹으러 간다더니
둘이 무슨 일로 한바탕 했는지..
요즘 둘이 서로 말도 안하고 냉전 중이다.
오래 가지 말아야 할텐데..걱정이다.
- 벗 님 -
여그가 어데래유?
상호도 좀 밝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