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음력 9월9일..
이버님 먼길 가신 날이고,,
내 생일이기도 한 날..
내남잔 있는 큰아버님 제사까지 모신다고
이틀 전에 시골 내려갔고..
난 분당형님이랑 대구에서 만나 대구시누님 모시고 같이 시골로 가기로 한다.
물론 대구까진 내남자가 마중오기로 하고..
한 시간 가량의 여유시간이 있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린다.
이렇게 창가에 앉아 창밖의 사람들 을 바라보는 이 여유가,,
난 좋다.
♥
차창을 스치는 구름이 예쁘다.
시골에 도착하니 큰댁형님 혼자서 웬만한 전은 다 부쳐놓으셨다.
시월에만 제사가 네 개인가..다섯 개라는 큰댁형님..
이틀 전에 큰아버님 제사 있었고..오늘 우리아버님 제사..
그리고 또 이틀 뒤에 할머님 제사라던가?
여튼 종부의 삶이란 고달프다.
이렇게 작은집 제사에도 와서 전을 부쳐야 하니..
사실 우리쪽 세 며느리의 몫인 걸..
종부의 도리를 하시느라 이른아침부터 또 수고를 하셨을 것이다.
정작 이 집 며느리들은 당일 정오를 넘어서야 도착하고..
어쨌거나 나도 그 불량며느리들 중에 한 사람이다.
내 생일마다 이렇게 시댁 와서 제사를 모셔야 한다는 사실에
사실 며칠 전 부터 마음이 뾰루퉁해 있는 철없는 막내며느리이다.
♬~ 그리움만 쌓이네 /여진
전을 부치다가 허리도 펼 겸 마당으로 나왔는데..
뒤뜰 탱자나무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예쁘다.
너무 예쁘다.
새털구름? 양떼구름?
학창시절에 배운 구름이름도 잘 생각나질 않는다.
하늘이 참 예쁜 날에 아버님 먼길을 가시고..
하늘이 참 예쁜 날에 내가 태어났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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