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빗소리다.
반가워 베란다로 나가본다.
간만에 후련히 내려주신다.
빗줄기를 담고 시퍼 폰으로 비를 담으려 했지만..
비도..빗줄기도 제대로 담겨지지 않는다.
이럴 땐..카메라가 있었음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매실꼭지 다 따고 베란다 창을 닫으러 나가니..
맞은편 빌라 창에 불빛이 반짝인다.
이 시간엔 거의 깜깜했었는데..월드컵효과 때문일까..
컴 앞에 앉으면 항시 바라보이는 맞은 편의 빌라창들..
항상 늦은 밤에 불이 켜지고 자정이 넘으면 거의 꺼지는 걸 보면
맞벌이 부부이거나..함께 늦도록 장사를 하는
성실한 부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항상 존경스럽다.
이른 새벽.. 베란다 창을 열면 보이는 도로를 청소하시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도..
리어카에 폐휴지 줏어 일정한 시간에 저 빌라 앞길을 지나는
전엔 노숙자였다던 아저씨도..
우리 동네 주택가 곳곳에 있는 미장원이나 카센타나 작은 보세옷가게나..
이런저런 작은 가게들..
나름으로 자기 일을 가지고 열심으로 살아가는 그들이
나는 존경스럽다.
이 새벽..나는 또 내가 한심할 뿐이다.
ㅂㅂㅂㅂ베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