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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엄마의 방

by 벗 님 2017. 8. 9.

 

 

 

 

 

 

 


 

 

 

집을 나서면서 부터 줄기차게 쏟아내리던 비도..

 

대구쯤에 오니 뚝..도로가 바짝 말라있는 걸로 봐서

 

이쪽엔 아예 비그림자도 비추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남자가 나를 고속버스 터미널에 떨구어주고..

 

난 혹여 막차를 놓칠새라 허급지급 표를 끊는다.

 

내가 무사히 버스를 탄 걸 확인한 내남잔 시골어머님댁으로..

 

난 울산친정으로..

 

 

 

 

 

 

 

 

 

 

 

 

 

 

 

 

 

 

* 잊으리 /색소폰 연주



 

 

 

 

 

 

 

 

 

 

 


 

 

 

 


 

 

엄마네 집은 참 정갈하다.

 

 

어렸을 적엔 육남매 복닥거리는 부산스런 우리집이 불만이였었다.

 

어린 내눈에 비친 집안은 정갈하거나 단정하지 못하고 다소 어지러웠다.

 

 

 

엄만 늘 외할머님의 정갈함에 대해 말씀해 주시곤 하셨는데..

 

어찌나 정갈하신지 바람이 불어도 머리칼 한 올 날리지 않으실 만큼

 

반질하게 머리 쪽을 지셨고..

 

집에 놀러온 마을사람들이

 

부엌에 밥알이 떨어지면 그냥 먹어도 되겠다 할만큼..

 

그 당시 흙바닥이였던 부엌도 반질반질 말끔했었단다.

 

그리고 어린 삼남매가 외출하고 돌아오면 항시 마루끝에 앉으셔서..

 

삼남매가 벗어놓은 고무신을 걸레로 바닥까지 말끔히 닦아

 

가지런히 정돈해 놓으셨다고 했다.

 

 

어린 마음에 외할머님은 그토록 정갈하셨는데..

 

엄만 왜 그러시지 않을까..가끔 그런 생각이 들곤 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 시절 올망졸망 어린 육남매 키우시며 틈틈이 장사도 하시며 돈 벌러 다니셨던 울엄마..

 

내 기억으론 그 시절 하도 고생을 하셔서  몸무게가 40키로도 채 안나갈만큼

 

바짝 마르셨던 울엄마..

 

그러니 집안 반짝반짝하도록 쓸고 닦고 하는 건 무리셨을 것이다.

 

일단 먹고 사는 게 더 시급했던 그 시절..게다가 몸이 참 약하셨던 울엄마..

 

 

 

그러나 지금 난 엄마의 집에서

 

어린 시절 엄마에게 들었던 외할머니의 그 정갈함을 본다.

 

 

 

 


 

 


 

 

 

 

 

 

 

 

 

 

 

엄마네 집 현관에서..엄마를 기다리며..

 

 


 

- 벗 님 -

 

그러내요. 너무 정갈하여 말 붙이기 어렵습니다. 수석은 또, 누구의 작품이신지?
이제는 벗님! 어머니 좀 어지럽게 사셔도 된다고 말씀드려주세요. 하기는 외할머니,
어머니, 벗님으로 이어지는 DNA 변할수는 없는것이겟지만 너무 정갈하면 저같은
덜렁이들이 옆자리 앉기 어렵습니다. 가족 모두 행복한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제 입추 가을예고하고 내일모래 말복지나면 2017년 여름도 안녕을 고할것이고 벗님내
가족 모두 풍성한 가을 맞이하세요. 늘 건강하시고 ---. 화이팅!!
이젠 바람이나 햇살에서 가을느낌이 나는 듯 해요.

무더운 여름 잘 나셨는지요?


아? 저 수석은요?

친정아빠 젊었을 적 부터의 취미이셨어요.

수석이랑 난을 무척 좋아하셨지요..


친정엄마 하도 부지런하셔서 집에서도 가만 앉아계시질 않으셔요.

전 사실 쫌 게으른 편이거든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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