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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이어리/♥나의 하루1

함박눈 세상

by 벗 님 2013. 12. 12.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언제나처럼 커튼을 열었습니다.

투명한 베란다창으로 하얀 세상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밤을 새워 눈이 내렸던가 봅니다.

펄펄 창을 스치듯 하얀 눈발이 날리고 있는 새하얀 아침입니다.

 

"눈이 내린단다. 옷 따시게 입고 우산도 챙겨가라."

딸들에게 당부를 하지만..

오늘 학교에서 무슨 프리젠테이션이 있다는 우나는

저번에 홍대에서 산 빨간모직코트를 입고..

내 하이힐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이렇게 눈이 오는 날에..하이힐은 쫌 오버 아니니?"

해서 굽 높은 단화를 신고 가기로 합니다.

머플러도 두르지 않고 속에 목이 파인 얇은 옷만 걸치고 나간 우나가..

하루종일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딸은 아빠차를 타고 등교를 했습니다.

잠시 후에..까똑..

쏭이가 카톡으로 위의 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쏭이네 학교 가는 길에..

아~저리도 새하얀 눈꽃세상이 펼쳐져 있었군요.

 

 

 

 

 

 

 

 

 

 

 

 

 

 

 

 

 

 

 

 

 

 

 

 

 

 

 

 

 

 

쏭이의 카톡을 받고..나도 얼른 베란다로 나가..

창밖의 세상을 담았습니다.

눈꽃이 언제 져버릴지 모르기에..

이렇게 활짝 피었을 때 담아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인적 하나 없는 눈길 위로..

아침 출근차들이 느릿느릿 기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 목적지에 데려다 주고..

내남자도 느릿느릿 힘이 든 출근을 하고 있을테지요.

 

참..그러고 보니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입니다.

19주년? 20주년?

 

 

 

 

 

 

 

 

 

 

 

 

 

 

 

 

 

 

 

널부러진 집안 정리하고..컴 앞에 앉았다가..

늘 그렇듯이 빠듯한 시간을 남겨두고 부랴부랴 춤추러 갈 준비를 합니다.

요즘 배우는 현아랑 현승의 내일은 없어 뮤비안무도 한 번 더 보구..

현아만큼 섹쉬할 순 없더라도  느낌은 알아야 하니깐..ㅎ~

 

집 앞을 나서는데..

하얀 코트를 입은 자전거풍경이 너무 이뻤습니다.

지각을 하더라도 이 풍경만은 담고 싶었습니다.

 

 

 

 

 

 

 

 

 

 

 

 

 

 

 

 

나로선 가장 섹쉬한 느낌으로

현아 흉내를 내며 춤을 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느 사이 눈꽃은 다 져버리고..

길가도 녹은 눈으로 질척거리고 있었습니다.

친구랑 손을 꼬옥 잡고 하교하는 여자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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