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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딸들 이야기

딸들 키워봐야

by 벗 님 2017. 4. 5.

 

 

 

 

 

 

결국..

 

쏭이방 정리는 내가 하고 말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난 직후부터

 

이제 대학생이 되니 시간 내어서

 

고등학교 책들 싸악 정리하고

 

책상도 말끔히 치우라고..

 

그렇게 좋은 말로 누누이 일렀건만..

 

바쁘다는 핑계로..다음에 다음에.. 하며 미루고 미루더니

 

대학생이 된지 한 달이 지나도록 치울 기미가 없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그냥 오늘 내가 싸악 치워버렸다.

 

 

 

 

 

 

 

 

 

 

딸들은 나랑은 참 다르다.

 

난 어려서 부터 내 방,, 내 책상.. 내 옷장..

 

정리정돈을 수시로 하고 ..

 

동생들이 내 책상 위의 물건을 건드리기만 해도 난리가 났었다,

 

뭐든지 말끔히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마음이 찜찜했었는데..

 

해서.. 아이들 어려서부터 정리정돈 습관을 들이려고

 

나름 노력했었는데..

 

 

딸들은 참 다르다.

 

자기 방에 대한 애착이 없는 듯하다.

 

아침에 외출하고 난 후 딸들의 방은  폭탄 맞은 꼴이다.

 

처음엔 잔소리도 하고 꾸중도 하고 타일러도 보았지만..

 

내 혈압만 올라갈 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며칠 치워주지 않고 고대로 두고 보기도 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내가 치우고 만다.

 

 

 

 

 

 

 

 

 

그래도 정말 정말 귀차니스트인 우나가..

 

어느 날부터인가..

 

어쩌다 가끔 지 방을 싸악 정리를 하는 걸 보고..

 

때가 되면 하는구나.. 하는 맘이 들기도 하지만

 

내 맘에 썩 차지는 않는다.

 

그래도 가끔이나마 자기 방 정리를 하는 우나가 신통하다.

 

 

오늘 운동 다녀오고 오후 내내 쏭 이방 정리를 했다.

 

책꽂이엔 고 3 때 문제집 몇 권이 아직 꽂혀있다.

 

쏭이방 책상이랑 잭장정리를 싸악 하고 나니..

 

내 맘이 다 말끔해진다.

 

쏭이방 정리를 하는 나를 보고 우나는..

 

"엄마 그냥 지가 할 때까지 내버려 둬.. 때 되면 다 할 거야."

 

 

 

 

 

 

 

 

 

그나저나..

 

까칠한 쏭이.. 또 지 책상 건드렸다고 틱틱거릴 게 뻔하다.

 

실컷 정리해주고 고맙단 소리는커녕 책망을 들으면서까지..

 

딸들 방을 치운다.

 

그냥 내 성격이다. 어질러진 걸 참지 못하는,,

 

반면 딸들은 어질러진 방이 하나도 거슬리지 않고 그냥 자연스러운..

 

그런 성격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슬 한 잔 했다며 귀가한 쏭이..

 

자기 방 왜 치웠냐고.. 투덜거린다.

 

그리곤 오늘 아침엔

 

콩나물이 없어 그냥 미역국을 끓였더니..

 

지 해장국 안 끓여놓았다고 또 툴툴거린다.

 

 

지랄~~

 

딸들 키워봐야 소용없다더니..

 

서운하고 괘씸한 마음이 들어 아침부터 울울하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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